[기자칼럼] 안지상의 공룡이야기, 박치기 공룡들은 정말 박치기를 했을까?
[기자칼럼] 안지상의 공룡이야기, 박치기 공룡들은 정말 박치기를 했을까?
  • 안지상 공룡전문기자
  • 승인 2019.04.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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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같은 머리의 박치기 공룡들, 사실 박치기 흔적은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 / 박치기 공룡으로 유명하다
사진: 파키케팔로사우루스 / 박치기 공룡으로 유명하다

헬멧을 쓴 것처럼 불쑥 솟은 머리뼈, 얼핏보면 대머리를 연상케하는 공룡들이 있다. 일명 '박치기 공룡'들이다. 이들은 중생대 백악기 때 등장한 공룡들로 가장 유명한 박치기 공룡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몸길이는 5m 정도에 몸무게는 450kg 정도 나간 공룡이다.

특이한 외모 덕분에 많은 영상 매체에서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 박치기 공룡들은 사실 박치기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다.

가장 유명한 박치기 공룡으로 알려진 파키케팔로사우루스를 예시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는 머리뼈 위에 솟아있는 두꺼운 혹의 두께가 25cm에 이른다. 머리 위에 단단한 곤봉뭉치라도 달고 다니는 셈이다. 이러한 특징 덕에 과학자들은 이들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서로 머리를 부딪치는 박치기 형태로 경쟁했을 것이라 추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이 나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우선 박치기를 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다. 머리뼈가 두껍기 하지만 예상 외로 서로 돌진하여 부딪칠 경우 머리뼈가 부러질 수 있는 확률도 있었다. 굳이 박치기가 아니더라도 이 두꺼운 머리뼈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두 번째로 박치기를 하기엔 충격을 흡수할 만한 신체기관의 존재가 미약했다. 과거에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머리를 부딪치면 척추에 충격이 흡수될 것이라 여겼지만 이들의 목뼈가 일자형이 아닌 S자형이었기에 박치기의 충격을 받으면 오히려 목이 꺾일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들의 두꺼운 머리는 평평한 형태가 아니라 둥근 돔 형태라서 정확하게 서로의 머리에 접촉할 수 있는 면이 적어 박치기를 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을 갖게 했다.

따라서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머리뼈는 단순한 장식이라던지, 혹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들도 생겨났다.

그러나 여전히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박치기를 했을 것이라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목 뒤에 버팔로처럼 강한 근육이 부착되어 있다는 점은 충분히 충격에 맞설만한 힘을 지녔다고 여겨지는 점, 머리뼈에 난 상처들을 미루어보아 이들이 저돌적인 돌격형 박치기는 아닐지라도 머리를 맞대고 밀어내는 형태로도 박치기를 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박치기 공룡으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가 박치기 공룡이 아니라고 해서 아쉬워할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정확한 과거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는 재미난 주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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