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Agile)조직을 이끄는 이슈리더십 실천가'
소통과 협업의 시너지를 통한 성장에 집중이 필요
HRDer로서 개발한 교육가치와 일치된 삶을 이끌어가야 함을 강조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해서 꾸준하게 아이디어의 교집합을 찾아내야

조직의 리더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함이 강조됨에 따라  '이슈리더십'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리더십'은 변화속에서 새로운 이슈를 창안하고 공감을 함께 형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필요한 이슈에 대해 리더와 그 구성원이 함께 최상의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에 조직을 이끌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슈리더십 실천가, 최학재 부장을 만나 HRDer로서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최학재 부장님.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직장생활 24년 중 16년간 교육을 평생직업으로 여기면서 이 분야에 몸담고 있는 최학재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회사 내에 교육 부서와 교육 인력을 두고 있지요. 그런데 현대해상은 최고의 기업교육 전문기관을 목표로 국내 금융 보험사 중 유일하게 2009년 10월부로 모든 교육 부서와 핵심 교육 인력을 전면 아웃소싱 했습니다. 현재는 현대C&R이라는 별도 법인에 배속되어 있고 하이인재원이라는 대외 브랜드를 쓰고 있습니다. 저희 하이인재원은 총 79명의 교육 전문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고 HRD, 세일즈 교육, 이러닝 교육, CS 교육, 금융보험 자격 교육, 교육 콘텐츠 개발 분야 등을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저는 세일즈 조직과 영업 관리자 교육을 특화하여 수행하는 부서를 맡고 있습니다.

하이인재원, 최학재 부장
하이인재원, 최학재 부장

Q. 부장님이 소속된 하이인재원은 교육을 주관하는 곳인데, 부장님이 생각하시는 제대로 된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A. 개인적 소견입니다만, 교육 운영자나 강사의 탁월성을 수강자를 통해 입증하기 위해서 힘쓰는 교육이 아니라, 수강자를 주체적으로 빛나게 하고 실행을 촉진하기 위해 헌신하는 교육이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바른 교육의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요즘 더 많이 드는데요. 교육은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고 시대 흐름, 기업 경영전략, 직제 구조와 인력 운영 방향 등의 변화와 함께 가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가 제 생각에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아요. 교육 분야 자체로만 보더라도 교육 방법론이나 교수설계 기법 등에 있어서 시대별로 많은 진화가 있기도 했고요. 교육생이 주연이고 교육담당자는 조연 격의 촉진자라는 인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즉,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라는 교육 본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면, 제대로 된 교육은 이미 절반은 완성된 것이 아닐까요?

Q. HRDer로서 인재개발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저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부문에 많은 고민과 업무량이 투입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인재개발을 위해 그보다 먼저 고려되어야 할 가치 요소가 있다고 믿습니다. 첫 번째로는, 교육대상을 자본과 자원으로 보기보다는 사람의 관점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철저하게 학습자를 중심에 놓고 바라보고 관찰하는 관점과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내부 구성원인 HRDer 들의 균형적인 일과 삶에도 내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져 Burn-out된 사람들 중 의외로 교육 종사자들이 많다는 자료도 있었고, 자신들이 주창하고 개발한 교육 가치와 상충하는 삶을 보이는 HRDer들을 심심찮게 본다는 주변의 전언들이 많지요. 결국,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낸 교육 세상 또한 길게 보면 사상누각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새로운 교육 콘텐츠의 아이디어나 시대의 변화를 맞이하는 자세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A. ‘현장에 답이 있다’ ‘미래를 보려거든 현장의 현재를 보라’는 말은 거의 상식적인 관용어지요. 교육 분야도 이 평범한 경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정보와 지식의 비 대칭성을 활용한 교육은 설자리가 없어진다고 봅니다. 이미 답을 현장이 먼저 알고 있거나 실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는 것>의 가장 높은 단계가 ‘스스로 알면서도 본인이 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단계’라고 하지요. 공신(공부의 신)들에게 학습방법을 물어보면 그냥 교과서 중심으로 기본에 충실했을 뿐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얘기를 듣기가 일쑤인데, 사실은 이 단계가 아는 단계의 가장 정점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경험적 성과나 아이디어를 주변에 잘 설명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해서 저는 Tool에 의한 현장 진단이나 전통적 FGI 방식이 아니라, 비선형적 관찰과 진단을 통한 아이디어 도출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 외 방법으로는 제 스스로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의 수강자가 되어서 피드백이 아닌 체험을 통한 요구 역량을 추출해 내거나, 요즘 대세인 유튜브를 비롯한 SNS, 각종 오프라인 정모 등을 통해서 꾸준하게 아이디어의 교집합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슈리더십 실천가, 최학재 부장
이슈리더십 실천가, 최학재 부장

Q. 조직의 리더로서 다양한 특성을 지닌 조직원을 이끌고 있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저희 조직은 타 부서로의 순환이 거의 없이 퇴직 시까지 함께 근무하는 특별한 구조의 교육기관이라서 저의 리더십에 부족함을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연령이나 직급 구조도 통상적인 구조가 아닌 데다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애자일(Agile)조직과 유사한 면도 있어서 더 그럴 겁니다. 그래서 저는 부장이라는 위치를 직급이 아니라 직무로 생각하고 일합니다. 교육 운영자, 개발자, 강사 등의 역할과 동등하게 하나의 역할로서 부장 직무를 수행하다 보면, 동료들에게 권한 위임도 자연스럽게 하고 제 자신의 실무 감각을 이어갈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 선순환적 출발은 직원들로 하여금 즐거운 책임감으로 각자의 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일과 일상이 공존하는 소통과 협업의 시너지로 이어지는 면이 많아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Q. 사람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휴먼웨어가 강조되고 있는데요. 휴먼웨어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나요?

A. 4차 산업혁명시대 교육의 핵심이 ‘사람’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자원의 활용기술과 사람과의 관계 기술을 결합한 휴먼웨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념화되었다는 사실은 의미가 높다고 봅니다. 그 방향에 대해서 저도 크게 공감하고요. AI 상용화, 인구 고령화, 저성장 고착화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기술 직능 교육은 효용성의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요. 마이크로러닝이나 플립러닝 등을 결합한 일터 중심의 현장학습이 최근 몇 년 사이 많이 강조되긴 했으나, 사람의 가치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겠죠. 2014년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몰락의 직전까지 갔던 장난감 회사 레고가 내부 직원들에게 일과 삶의 놀이 개념을 먼저 바꾸기 시작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한 사실이나,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가 2018년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서 직원들의 삶의 가치 확대를 위한 역량 강화에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했던 점 등도 사람 가치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사례겠네요. 심지어 빅데이터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술이지요. 다만, 휴먼웨어가 실효적 가치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HRD를 비롯하여 교육에 종사하는 분들의 내부 휴먼웨어의 선행 체험과 체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익숙함에 젖어 있거나 배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최학재 부장님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학재 부장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Q. 가정에서는 한없이 다정한 아버지라고 들었습니다. 일하는 아버지에게는 늘 딜레마가 존재하는데요. 바쁘신 와중에도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신 비결이 있을까요?

A. 한없이 다정한 아버지라는 말을 듣기에는 되려 찔리는 점들이 너무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고 버둥대다가 둘 다 문제가 된 적도 있었고요. 직장생활 중에 새롭게 시작하는 신규 사업 등에 관여한 시기들이 상당히 많다 보니, 저 또한 딜레마에 빠졌던 적도 있어요. 다행히 제가 일과 가정의 균형적인 병립을 할 수 있도록 제 아내가 지혜롭게 잘 대처해 줬는데, 아내에게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제가 요즘 더 다짐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회사에서 있었던 ‘그날의 좋은 기분은 집으로 가지고 가고 나쁜 기분은 절대 집으로 가지고 가지 말자’는 다짐입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또 하나는, ‘다른 모범 아빠들이 잘 하는 열 가지 방법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잘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태산 같은 스승의 말 한 마디나 응원이 오늘의 내가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매일은 못하더라도 어느 순간 엄청난 의지나 믿음이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중간중간 꼭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Q.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제가 오래도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늘 생각하고 있는데요. 제가 현재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켜서 평생직업 능력 개발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계발하고 싶습니다. 생애 설계와 보장 위험관리에 관한 공부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자격증도 몇 개 더 취득할 생각입니다. 이 분야에 조예가 깊은 분들과 함께 배우는 모임도 참여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데요. 코치 자격증으로서는 최고 단계인 KSC 취득 목표로 코칭 활동에 입문을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얼마 전에 어떤 세미나에서 베스트셀러 <100년을 살아보니>의 저자로 유명하신 김형석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요. 사람은 65세쯤이 되어야 철이 든다고 하더군요. 그러므로, 한시도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하시면서, 남을 도움으로써 나의 생을 돕는 직업을 오래도록 가지라는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제가 가고 싶고 가야 할 길이 좀 더 선명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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