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기나 했어?
나의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출처:위키피디아

"해보기나 했어?" 이것은 고인이 된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주 하는 말이었다. 정주영 회장은 대한민국 산업을 일으킨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조선을 만들었다. 그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많은 도전을 했다. 이 도전을 하면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중에서 사람의 벽이 컸다. 그럴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해보기나 했어? 하지도 않고 못한다고 하지 말고 해봐."라고 말했다. 

1952년 미8군부대에서 정주영 회장에게 부산의 유엔군 묘지 단장 공사를 주었다. 요구 조건은 묘지를 파랗게 단장해 달라는 것이었다. 정주영 회장은 이 기상천외한 주문이 황당했다. 당시는 전쟁 중이었고 한겨울에 파란 잔디를 어디서 구할 수 있겠는가? 정 회장은 5일 안으로 공사를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는 공사 담당자에게 가서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되는 거냐?"고 물었다. 그들은 "그렇다."고 했다. 정 회장은 아이디어 값을 포함해서 실제 공사비의 세 배를 요구했다. 그 길로 트럭 30대를 사방에서 끌어모아 낙동강 연안 남지, 모래질 벌판의 보리밭을 통째 사서 파란 보리 포기들을 떠서 묘지에 심었다. 미군 관계자들은 "원더풀, 원더풀, 굿 아이디어!" 큰 눈을 휘둥그레 더 크게 벌려 뜨고 감탄했다. 

정주영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설립하고 미국 포드(Ford)와 대한민국 파트너 회사가 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이니 포기하자고 했다. 그때 정 회장이 한 말은 "해보기나 했어? 해봐."였다. 그의 말대로 현대자동차 임원들은 포드를 상대로 설득했다. 결과는 국산 부품 21%와 미국산 부품 79%를 사용한 1차 자동차 조립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1984년 아산만 방조제 건설 당시 물살이 너무 빨라 최종 물막이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주영 회장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해체해서 고철로 팔아먹을 생각으로 30억에 사들여 울산에 정박시켜 두었던 스웨덴 고철선 워터베이호를 끌어다 물줄기를 막아놓고, 양쪽 방조제에 바윗덩어리를 투하시키면 성공적으로 물막이가 마무리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당시 화제가 됐던 '유조선 공법'이다. 

정주영 회장이 유조선 공법을 하라고 지시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또 있었다. 이때도 그는 "해보기나 했어?"를 말하며 도전해보지 않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 결국 정주영 회장의 아이디어는 적중했고 아산만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 유조선 공법으로 2백 90억 원의 공사비를 절감했다. 

실패는 시련일 뿐이다./출처:픽사베이

정주영 회장이라고 모든 일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도 두 번의 큰 적자 공사가 있었고 그중 하나인 고령교 공사는 20년 동안 빚을 갚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을 실패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실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시련이지 실패가 아니다. 내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있고 건강한 이상,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실패를 실패라고 생각하지 말고 시련으로 생각하자. 실패는 내가 도전한 일의 결과다.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련은 과정이다. 시련은 현재 진행형이다. 내 도전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나는 언제든 방향을 바꿔서 도전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다른 길로 갈 수 있다. 우리에게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출처>
(*)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정주영 | 제삼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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