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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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만난 독자 한 분이 나에게 쥐며느리를 아냐고 물었다. 그리고 이어 며느리밥풀꽃 이라는 단어와 기타 ‘며느리’가 들어가는 단어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달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와 ‘며느리’가 들어가는 단어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며느리’가 들어가는 단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그 분이 언급했던 쥐며느리가 있었다. 쥐며느리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콩벌레와 비슷한 절지동물이다. 왜 이러한 절지동물에 ‘며느리’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되었을까? 유래를 살펴보니 ‘쥐 앞에선 마치 시어머니 앞의 며느리처럼 꼼짝을 못한다’고 해서 붙여진 단어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번엔 ‘며느리밥풀꽃’을 찾아보자 이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에는 한가지 설화가 있었다. 설화를 요약해 보자면 ‘며느리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내쫓을 궁리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나 확인을 하기 위해 밥알을 입에 넣자, 어른보다 먼저 밥을 먹었다는 것을 핑계 삼아 며느리를 때려죽인다. 이후 며느리의 무덤가에 밥풀 모양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 꽃을 보며 며느리밥풀꽃 이라고 불렀다’ 는 내용이다. (출처 : 한국민속문학사전(설화 편))

그밖에 ‘며느리발톱’이라는 말은 ‘새끼발톱 뒤에 덧 달린 작은 발톱’ 이고 ‘며느리고금’은 ‘말라리아’를 한방에서 이르는 말이다. 대부분 ‘며느리’가 들어가는 단어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과거 며느리의 아픔의 세월이 묻어나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좋은 표현에 쓰이지 못한 ‘며느리’가, 좋은 환경에 놓이지 못한 ‘며느리’의 삶을 반영 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쓰리기 까지 하다.

당장의 이 단어들을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우리의 의식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며느리’라는 역할이 덧 달린 역할이 아니라 주체적인 역할 이라는 것을, 지금을 사는 우리들은 다 인지하고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어린 아이들이 ‘며느리’가 들어가는 단어에 대해 물을 때, 환한 마음으로 환환 생각을 전달 할 수 있는 뜻이 되도록 ‘며느리’의 삶이 환해 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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