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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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스턴트 면류의 대명사는 뭐니 뭐니 해도 라면이다. 라면은 1963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이후 우동, 자장면, 짬뽕, 메밀국수, 칼국수, 냉면, 쌀국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어 소비자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 편리함과 맛은 기본이요, 이제는 웰빙의 영역까지 넘보는 인스턴트 면류의 속사정을 필자(블랙비)와 함께 들여다보자.

*‘가상의 맛’에 익숙해져선 안돼

소비자들이 인스턴트 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편리함이다. ‘식당 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아무리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포장지 뒤에 제시된 간단한 조리법만 따라 하면 맛있는 한 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심지어 물만 부으면 그것으로 끝인 ‘용기 면(사발면)’까지 등장하면서 이제는 취사 시설이 없는 곳에서도 따뜻한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쌓여가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용기 면’을 과감하게 거부하는 ‘용기’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인스턴트 면이 사랑받는 또 다른 이유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맛은 <꽃보다 남자>의 재벌 2세 구준표도 홀딱 반한 라면 수프에서 우러나온다. 그런데 라면 수프의 맛이란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현실’과 다를 바 없으니, 비밀은 바로 포장지의 깨알 같은 성분표시에 있다. 라면의 환상적인 국물 맛은 적어도 20가지 이상의 각종 성분이 첨가된 결과다. 실감 나는 3D 영상으로 <아바타>를 즐기는 세상이니, ‘진짜 맛’ 이 아니라 ‘가짜 맛’ 이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면 컴퓨터게임 속 가상현실과 진짜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인공적인 성분이 만들어내는 맛에 익숙해지면 혀의 미각세포가 점점 제 기능을 잃어 진짜 맛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식품 첨가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원죄’ 때문에 인스턴트 면에는 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꼬리뼈처럼 따라붙는다. 업계에서는 이 꼬리표를 떼어버리기 위해 ‘MSG 무첨가’를 내세우거나 아예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인스턴트식품의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결국 식품 첨가물이 조금 더 들어갔냐 덜 들어갔냐의 문제일 뿐 안심할 수준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대부분의 라면은 면을 튀겨서 만들기 때문에 전체 열량의 약 30~40%가 지방이다.

*최대한 영양 보충하면서 먹기

인스턴트 면의 대부분은 밀가루로 만들어지지만 최근에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개발된 쌀국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제는 쌀국수의 원료가 쌀 100%는 아니라는 것이다. 쌀로 만든 국수는 밀로 만든 국수보다 쫄깃한 맛이 덜하기 때문에 보통 밀가루와 쌀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만든다. 사람에 따라 밀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일부러 쌀국수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제품별로 쌀 함량은 10~90%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분표를 제대로 확인해보고 사야 한다. 간편하게 인스턴트 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싶은데 칼로리가 걱정된다면 면을 튀기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라면은 면을 튀겨서 만들었기 때문에 전체 열량의 약 30~40%가 지방이다. 반면 우동이나 냉면, 칼국수, 메밀국수 등은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다. 자장면의 경우 면을 튀기지는 않지만 소스에 지방이 많이 들어가 있어 비교적 칼로리가 높다. 인스턴트 면을 보다 건강하게 먹으려면 영양적인 불균형을 보완해줄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보통 인스턴트 면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반면 단백질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때 라면이나 우동, 칼국수에 계란을 넣으면 간편하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다면 오징어나 새우, 조개 등 해산물을 넣어도 좋다. 자연의 맛과 인공의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한편 단백질도 효과적으로 보충된다. 또 한 가지. 건조된 야채 부스러기 몇 조각에서 열에 약한 비타민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비타민 보충을 위해서는 버섯이나 각종 채소를 넉넉히 넣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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