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노화는 동의어가 아니다.

소매틱스라는 표현을 처음 학계에 도입시킨 Tomas Hanna는 스스로를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의사가 아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자라고 하였다. 사진:픽사베이

소매틱스라는 표현을 처음 학계에 도입시킨 Tomas Hanna는 스스로를 전문적인 치료를 하는 의사가 아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자라고 하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신체적 움직임에 대한 인지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필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 나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한창 셋째 키우기에 여념이 없던 필자는 모처럼 큰아이와 둘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아이들 셋을 데리고 나갔다. 엄마를 대동하고 나온 아이들은 신이 났고 필자역시 오랜만에 쐬는 바깥바람에, 몸을 좀 풀어볼까 가볍게 맨손체조를 시작했다. 하나둘셋넷 둘둘셋넷 하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가 다 아는 바로 그 국민체조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운동을 하려고 고개를 뒤로 젖혀 돌렸을 때였다. 우드드드드~~~~~~ 필자는 그 순간, 너무나 깜짝 놀랐다. ‘아, 사람이 이렇게도 쉽게 목이 꺾여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다. 서른 남짓 살면서 단 한 번도 의식해보지 않았던 내 목의 연약함이 공포심으로 다가오던 순간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늘 똑같은 동선으로, 비슷한 동작과 필요한 움직임만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사진:픽사베이

 

당시 필자는 서른 중반의 나이였다. 삼남매 육아와 집안일에 매몰되어 자신의 몸을 미처 돌볼 여력이 없었다. 같은 공간에서 늘 똑같은 동선으로, 비슷한 동작과 필요한 움직임만을 반복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몸은 불필요한 동작들은 하지 않게 되었고 자유롭고 다양하게 움직이던 몸의 움직임을 점차 잊어버렸던 것이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목을 뒤로 제치던 바로 그 순간, 지난 몇 년간 방치되었던 필자의 몸이 의식의 영역속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마치 어두운 방안에 스위치가 켜지고 환하게 불이 밝혀진 것처럼!

우리의 의식은 수면위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몸에 밴 습관이나 움직임의 패턴을 의식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걸을 때 상체와 팔은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로 다리만 움직여 걷는다. 반대로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어깨를 앞뒤로 움직이며 걷는 사람도 있다. 항상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사람이 있는가하면 사람들과 대화할 때 항상 같은 방향으로 고개가 기울어진 사람도 있다. 평소 근심과 걱정이 많은 사람의 몸에는 근심과 걱정의 패턴이 베어 있다. 늘 목을 움츠리고 어깨를 모으며 미간과 눈 아래에는 주름을 자주 만든다. 오랜 시간 앉은 자세로 책을 보고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하는 사람의 어깨를 보면 역시 오래된 습관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신체적 움직임에 대한 인지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사람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조절하는 능력 또한 부족하여 아주 최소한의 발달된 감각중추만을 사용하여 성인기에 도달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앞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신체적 움직임에 대한 인지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사람들은 스스로 몸을 움직이고 조절하는 능력 또한 부족하여 아주 최소한의 발달된 감각중추만을 사용하여 성인기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성장한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자신의 몸을 효과적으로 느끼고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서서히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감당하기 힘든 무의식적 스트레스가 꾸준히 쌓여 중추신경계가 파괴될 때까지 그들의 의식은 그것을 정상으로 여겨 몸의 붕괴가 일어난 경우도 있다. 근육이 굳어가며 감각각성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정상적인 ‘노화현상’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말이다. 몸학은 우리 몸에 대한 감각인지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운동기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학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몸적 학습을 통해 수면 아래의 무의식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명의 몸을 회복하기 위해선 우리 몸에 대한 감각과 움직임에 대해 늘 깨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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