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사진:픽사베이
취미생활/사진:픽사베이

사람들은 나름대로 취미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나는 취미 생활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취미가 없는 사람은 무슨 재 미로 살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취미가 많다고 하면 많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취미생활 중에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우표수집이 그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우표를 수집할 때는 미사용 우표 위주로 수집하다가 지금은 사용우표, 미사용 우표, 외국우표, 관광통신일부인, 초일봉투, 우표첩, 우편엽서, 우표지(郵票紙), 우표설명서 등 그 종류도 상당히 많다.

어릴 때 우표를 수집한답시고 아버지가 모아 놓으신 편지봉투에 붙어 있는 우표를 물에 불려 모두 떼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우표가 편지봉투에 붙어있는 상태로 보존할 때 더 가치가 있는 것 을 모르고 모두 떼어낸 것이다. 그냥 가지고 있었더라면 좋은 자료 가 되었을 것이지만 수집 방법을 몰라서 그랬다.

우표는 보관을 잘해야지 잘못 보관하여 퇴색되면 상품가치를 잃 으면 액면가도 받기 힘들다. 언젠가 사무실에서 ‘우표지’를 보고 있 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중앙우체국에 다녔었는데 우표를 많이 가지 고 있다고 하여 한번 구경을 시켜 달라고 했더니 오라고 했다. 직 원과 함께 방문했더니 우표를 끈끈이가 붙어있는 앨범에 보관하 고 있었다. 끈끈이 앨범에 사진을 보관하면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사 진이 퇴색하고 누런 줄이 있어 사진을 버리게 된다. 그 아주머니가 가져온 우표는 끈끈이 앨범에 오랫동안 보관하다보니 우표에 모두 누런 줄이 나있었다. 우표는 쉽게 구하기 어려운 귀한 우표였지만 보관을 잘못하여 줄이 나있는 바람에 모두 가치 없는 우표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이 발달하여 편지를 쓰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우편물을 발송할 때 우표 대신 라벨을 붙여 우표를 붙 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우표를 구입하려고 우체국 앞에 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체국에 미리 예치를 해두면 취미우표 수집가에게 기념우표가 발행되면 우편으로 발송해 주고 있어 우표 구입하기는 아주 쉬워졌다.

내가 우표를 수집한지 40여 년이 되다보니 우표 수집량이 제법 된다. 캐비넷 1개를 가득 채우고도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수집된 우표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지만 모아 놓은 우표는 많다. 오랫동안 우표를 수집하다 보니 내 취미를 알고 있는 직원들 중에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내 선물로 우표를 사오는 경우도 있다. 해 외에 사는 친구 중에도 이따금 우표를 보내주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우표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 맥이 풀린 다. 우편물에 우표를 붙이지 않으니 보통사람들은 우표를 보지 못 하고 수집가들만 우표를 수집하게 되다보니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 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우표를 수집하다가 관광통신일부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에 353개의 관광통신일부인이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관 광통신일부인은 새로 제작되기도 하고 폐지되기도 한다. 문화재, 관광지, 지역특산물, 세계문화유산 등을 관광통신일부인으로 제작 하고 있는데 시흥에는 2010년 시흥갯골축제가 개최되면서 소금창 고 관광통신일부인이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다. 지역특산물이 관광 통신일부인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있는데 특산물로서의 가치가 상 실되면 관광통신일부인도 폐지된다. 하리 담배, 수산 수박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수집가들은 폐지된 자료를 수집하려고 한다. 엽서, 맞춤형엽서, 봉피, 맥시멈카드마다 관광통신일부인을 날인하다 보니 사용되고 있는 관광통신일부인이 353개이지만 수집가 수 집해야 하는 관광통신일부인 수는 훨씬 많아진다. 관광통신일부인 을 제작하여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면 훼손된다. 훼손되면 개인(改 印)을 하게 되고 개인을 하면 수집가의 수집 대상이 된다.

우표수집 이외에도 올림픽 복권, 주택 복권, 크리스마스 씰, 기념 주화, 기차표, 전철 승차권, 시내버스표, 고속도로카드, 공중전화 카드, 봉급명세표, 마라톤 완주메달 등도 수집했다. 지하철 개통기 념 승차권 등도 여러 장 가지고 있는데 1972년도에 발행된 지하철 1호선 개통기념 승차권은 지금 시가가 50만 원 이상 간다. 지금은 운행이 중단된 수인선 마지막 날 기차표도 가지고 있다.

시흥시로 승격한 후 처음으로 제작했던 시정홍보물인 ‘시흥시보’ 는 창간호부터 마지막 호까지 가지고 있으며, 시흥갯골축제 1회부 터 지금까지 팸플릿, 봉사자 티셔츠, 모자도 가지고 있다. 내가 그 린 그림도 10여 점 이상 가지고 있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받았 던 인사발령장, 표창장, 급여 명세표, 공무원 수첩, 공무원증, 플래 너, 내가 소개된 잡지나 신문스크랩도 있다.

몇 해 전에는 집사람이 내가 그린 그림을 걸기 위해 그동안 집 에 걸어두었던 액자를 바자회에 기증한 적이 있는데 공무원노조에 서 액자를 도로 가져가라는 전화가 왔다. 그 액자는 인터넷을 검색 해 보니까 유명한 스님이 쓴 붓글씨로 최저 가격이 200만 원이라 며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한번 기증한 것이니까 그냥 놔두라고 했 다. 나와 같이 근무하는 직원 중 한 명이 5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내가 가진 수집품을 가지고 전시회를 개최하더라도 전시장 하나 는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수집품 중에는 내가 직접 모은 것도 있지 만 집사람이 모은 수집품도 있어서 퇴직하기 전에 한번 전시회를 개최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사람은 조그마한 소품들을 즐겨 모았고, 붓글씨 작품도 몇 점 가지고 있다.

고향에서 수원으로 이사하면서 내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공부했던 교과서를 버리고 왔고, 수원에서 시흥으로 이사를 하면서 월간조선 창간호부터 100여 권을 버리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앞으로는 수집했던 것을 함부로 버리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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