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을 떠나는 직원의 의외의 소감/사진:픽사베이
시흥을 떠나는 직원의 의외의 소감/사진:픽사베이

누구에게나 떠남은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하 며 그때마다 친구들과 헤어짐을 경험하게 된다. 이사를 하며 이웃 과 헤어진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수없이 많은 헤어짐을 경험하 게 된다. 헤어지며 그동안 간직했던 정을 아쉬워하며 떠나는 사람 이나 보내는 사람이 서로 소감을 주고받는다. 헤어지고 난 후에 상 처가 아닌 그리움이 남는 이별이 아름다운 이별일 것 같다.

오래 전에 남자들이 군대생활을 마치고 제대를 하며 3년 동안 근 무했던 부대를 향하여는 오줌도 누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 만큼 군대생활을 힘들게 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에 나와서는 그 어렵고 힘들었던 군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 것도 웃으며 말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어느 날 시흥에서 근무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성남으로 전출 하는 직원이 있어 송별식을 하며 시흥을 떠나는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 직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너무 뜻밖이었다. “시흥을 떠나게 되어 속이 후련합니다”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시흥 에서 너무 안 좋은 일이 많아서 떠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직원 은 성남에서 다니고 있었고, 부인이 성남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어 성남으로 가려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수처리과에 근무하면서 자신은 양심껏 열심히 일을 하려고 노 력했는데 과장이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나름대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직접 설계하여 예산을 절감하려고 노력했는데 과장이 부당하게 개입하면서 단가를 높이게 하여 특정업체에게 일 을 맡기는 등의 일이 자주 있었는데 과장이 부당하게 지시하는 것 을 듣지 않으면 많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자기 혼자서 주무르려 고 하느냐’며 마치 부정이라도 저지르려고 하는 것처럼 이야기 하 여 견디기가 정말 힘이 들었다며 진작부터 떠나고 싶었다는 것이 다. 정작 자신이 부정을 저지르려고 하면서 열심히 일하려는 부하 직원의 사기를 꺾어 놓고, 부하 직원이 부정을 저지르려고 하는 것 으로 매도하는 것이 참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전에 나도 그런 일을 겪었던 적이 있어 그 직원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이 싫었던 적이 있다. 어쩌다 일찍 도착해도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돌아다니다 9시가 되어 서야 들어갔던 적이 있다. 출근하면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을 봐야하 는 것이 정말 싫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모로코 여행을 했을 때 현지 가이드였던 한국인 여성 가이드로부 터 “다시는 한국에 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국에 서 무슨 가슴 아픈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아마 남성과의 관계에서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을까? 일행들이 이런 저런 추측만 하다가 그 가이드와 헤어져 스페인으로 넘어간 적이 있다.

스웨덴에서 기관 방문을 했을 때의 일이다. 은행장으로 나온 사람 이 동양인으로 보여 모국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은행장 이 한국이 모국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다시는 가고 싶지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을 버린 나라를 내가 왜 가야하냐는 것이다.

모두가 마음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없는지 뒤돌아보게 했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던 지라 내 고집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들과 그 이야기를 듣고는 “나도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데”했 더니 직원들이 “합리적인 것으로 힘들게 하는 것과는 다르지요”라 고 듣기 좋게 이야기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개운치가 않았다. 나는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부하 직원에게 그 지시를 그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부하 직원에게 지시하기 보다는 상사 앞에서 바로 거절했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나의 성격을 잘 아는 직원은 그런 나와 근무하고 싶다고 하기도 한다. 직원들 중에 나를 좋아하는 이 유가 상사가 시키는 일을 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내가 잘 한다 는 것이다. 상사가 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바로 거절하기는 했지만 사 실 나도 망설일 때가 많았다.

부당한 지시가, 무시하는 말이 때로는 상처가 될 수가 있고, 열심 히 일했는데 알아주지 않으면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의 관계가 보기 싫은 사람의 관계가 된다면 그 사람을 피하 고 싶고, 그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 그와 함께 하는 장소를 벗어나 고 싶어 한다. 그 직원이 그 과장을 피하기 위해서 시흥을 떠나는 방법을 선택했던 것처럼 직장을 떠나고 싶을 것이다.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된다. 석별의 정을 나누기 위하여 송별식이라는 이름으로 석별의 정을 나누게 되는데 헤어지면서 서로 그동안 가졌던 느낌을 이야기하게 된다. 헤어지면 서 근무지에서 함께 했던 경험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 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평소 함께 근무하고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동료가 떠난다고 할 때는 왠지 평소와는 다른 것을 느끼게 된다. 평소 이야기를 나 누지 못했지만 헤어질 때는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런 데 헤어지는 날 다시는 그 사람을 보지 않게 되어 후련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지금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과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오늘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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