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박경리 조각상
한국보다 6시간 늦은 시차의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인천에서 비행기로 9시간 이상 걸린다.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6월 20일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동상이 세워졌다. 

대학 본관 뒤 동양학부 건물 옆 현대조각공원에 세워진 동상 앞 면에는 선생의 시 ‘삶’의 마지막 구절인‘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가 새겨졌다. 2013년 11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앞 ‘푸슈킨 플라자’에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837)의 동상이 세워진 것에 대한 답례이자 한러 우호를 높이는 문화 교류의 하나로 추진됐다.

선생 동상이 왜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 세워졌는지에 대해 한러대화측은 베르비츠카야 대학 이사장(전 총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모교(법학 전공)이자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푸틴이 초기 정치인 생활을 시작한 정치적 고향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국내 작가의 동상이 해외에 세워지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상반기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한국학과에 선생의 이름이 들어간 강좌가 개설됐다. 중앙대 김세일 교수는 “한국 작가의 이름이 들어간 대학 강좌가 개설되기는 전세계를 통틀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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