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교육 중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것이 바로 영어이다. 엄마들은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까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영어학원을 보낸다. 영어를 잘하면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기회가 많을 거라는 생각에서이다. 하지만 아이도 힘들고 교육비도 만만치 않다. 영어학원 한번 가보지 않고 토익 만점을 3번이나 받은 조연주 작가의 영어공부 이야기는 많은 학부모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음악, 디자인, 공부 등 모든 것을 독학으로 해냈다는 그녀를 홍대의 커피숍에서 만났다.

 

1. 현재 13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꿈을 향해 가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퇴사 후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가요?  


요즘은 글을 쓰고 디자인 작업하는 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예전에 하던 음악도 취미생활로 조금씩 다시 하면서 워밍업하고 있습니다.

  

 

2. 어떻게 영어공부를 하셨나요? 

 

 

토익 점수를 위해 공부하지는 않았고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토익 점수가 높게 나온 것 같아요.

우선 어느 분야의 공부를 하든지 끊임없는 독서는 기본인 것 같아요. 영어원문을 많이 읽어야 영어를 잘할 수 있겠죠. 저는 쉬운 동화책부터 에세이, 소설, 영자신문, 미국 뉴스 스크립트까지 정말 많이 읽었어요. 독해는 따로 공부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많은 영어원문을 읽고 좋은 구문은 따로 노트에 쓰기도 하면서 충분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가지고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자막을 다운받아서 보고 그 후에는 자막을 없애고 반복해서 보면서 듣고 따라하고 그렇게 수백 번 씩 했어요. 나중에는 대본도 구해서 읽고 mp3로 음성만 다운받아서 이동할 때도 들었어요. 집에서 그냥 쉬는 날도 늘 틀어놓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영어를 듣고 있으려고 영어환경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지만 귀가 트이고 자꾸 따라 하다보면 배우들처럼 말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원어민과 같은 속도가 될 때까지 하는 거죠. 얼마나 지겹도록 듣고 따라했는지 지금도 그때 공부했던 영화나 미드를 가끔 보면 그 다음대사를 이미 다 알고 줄줄 나오곤 해요.

그리고 공부한 영어는 많이 사용해봐야 해요. 영어일기 쓰기와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것도 정말 좋아요. 저는 아주 짧게라도 매일 영어일기를 썼어요. 처음 영어일기 썼던 것을 나중에 읽어보니 정말 초등학생 같고 유치했어요. 그래도 매일 조금이라도 써보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해외에 나갈 수 있는 형편이 안 되서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에게 SNS로 한국말을 가르쳐 주면서 친분을 쌓았어요. 그렇게 친해진 외국인들이 한국에 여행 왔을 때 직접 만나서 가이드 역할도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도 홍콩, 스페인, 필리핀, 싱가폴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서로의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선물도 챙겨줘요. 수시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영어와 더욱 친숙하게 지낼 수 있었던 방법인 것 같아요.

 

 3. 본인의 영어공부 방법으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제에게 맞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어떤 분은 무작정 내뱉으라고 하는데 그게 창피한 사람은 부담스럽기만 하고 할 수가 없어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해요. 저는 음악을 했었기 때문인지 청각에 예민한데요. 영어도 많이 듣고 귀가 먼저 트였어요.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니까 나한테는 이런 방법이 맞구나 알게 됐죠.

누군가 이렇게 공부해서 성공했다고 하면 참고는 하되 무조건 따라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4. 지금 많은 학부모님들이 영어유치원, 영어학원에 쏟아 붓는 비용이 상당합니다. 작가님 외에 다른 모든 사람들도 학원을 다니지 않고 영어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영어뿐만 아니라 저는 언어는 독학으로 가능하다고 믿어요. 물론 전문적인 비즈니스 세계로 가야한다면 체계적인 교육도 받아야하겠지만요. 그게 아니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저는 올해부터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물론 독학으로요. 아직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어요. 매일 꾸준히 그냥 하는 거예요. 분명 내년에는 실력이 좋아질 테니까요. 언어의 성장은 계단식이기 때문에 꾸준히 하고 있으면 한 단계 올라가 있어요. 그리고 지금은 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좋잖아요. TV, 라디오,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마음만 먹으면 좋은 자료도 쉽게 찾을 수 있고요. 마인드컨트롤이 힘들고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 때문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그렇지 할 수 있어요. 영어학원도 다녀보지 못했고 어학연수나 유학 등의 경험도 없고, 한 번도 해외에 나간 적이 없는 순수 토종인 저도 했잖아요.

 

5, 최근에 <사장님! 얘기 좀 합시다!>라는 책을 출간 하셨는데요. 다른 책의 출간 계획은 없으신지, 혹시 영어공부법에 대해서 출간하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사장님! 얘기 좀 합시다!’(도서출판 참)는 13년간 저의 직장생활 경험과 힘들게 고군분투하는 직장인분들께 작은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서 쓴 에세이입니다. 독자 분들께서 웃기고도 슬픈 상황이 딱 내 얘기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다른 책은 ‘제주, 그곳에서 빛난다’(황금부엉이)라는 여행에세이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제주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썼어요.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추억인데 책으로 쓸 수 있어서 참 행복했어요.

영어공부법 책은 얼마 전까지는 생각해 본적도 없었어요. 요즘에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그런데 저의 멘토인 더스피치 학원의 강지연 대표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영어를 많이 배우고 잘 가르치는 사람은 가르치면 되고, 너는 너의 경험을 나눠주는 일을 하면 된다. 경험을 나누고 단 한사람이라도 동기부여가 돼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 또한 가르치는 일만큼이나 값진 일이다.’

그래서 그 말씀대로 한 번 써볼까 해요. 자기계발서의 형식이 아닌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형식의 영어공부 책을 그림이나 만화도 넣어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외국인 친구들한테 영어로 실수도 정말 많이 했거든요. 몰라서 한 실수고 친구들이 착해서 다 웃고 넘겼지만 그런 에피소드를 풀어내면 재밌지 않을까요?

아직 아이디어만 있어요. 원고도 써야하고 마음 맞는 출판사도 만나야하고 일이 진행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6. 영어 교육비 지출로 고통 받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저는 영어교육비가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힘들어서 많은 아이들이 사교육을 받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근데 빚을 내서 가르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충격이었어요. 한 번도 영어공부를 해 본적 없던 평범한 주부가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영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신문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모습을 TV에서 봤는데요. 초등학생 아이들이 학습지 하나 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 영어 소설을 읽더라고요. 가정에서 엄마, 아빠와 하는 공부는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사교육비에 사용하실 돈이 있으시다면 자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시면 어떨까요. 지금 와서 보니까 경험 많은 사람은 어떤 면에서도 따라가기가 참 힘들거든요. 경험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7. 혹시 독서육아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제가 영어공부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렸다시피 어느 분야의 공부를 하든지 끊임없는 독서는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놀이를 하는 육아만큼 이상적인 육아는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정서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인성적으로도 독서육아는 많은 부모님들께서 꼭 하셨으면 해요. 미국 상위 3%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3만 권의 책을 읽게 한다고 하잖아요. 미국이 하면 다 좋다고 따라하면서 이런 건 왜 따라하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도서관도 정말 좋고 자녀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서육아를 하는 부모님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아이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들께서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잡는 게 쉽지 않겠지만 한 번쯤 신중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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