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작가가 그동안 그려온 약치기 그림에 미공개 컷들을 더했다. 각각의 장면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위트 있는 한 컷 그림이지만, 출근부터 퇴근까지 직장인의 24시간을 완벽하게 재구성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매일 반복되는 직장인의 고투를 담은 장편 그림책처럼 느껴진다.
양경수 작가의 그림 속 직장인들은 대개 웃고 있다. 마치 ‘바른 생활’ 교과서나 자기계발서 속 삽화의 인물들처럼 환하게 웃고, 우수사원 표창이라도 줘야 할 것처럼 열정이 넘쳐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웃음을 머금은 채로 읊조리는 말들은 심상치 않다. 도무지 끝나지 않는 야근과 거래처의 갑질, 상사의 부조리한 지시, 감정노동, 박봉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의 웃음 속 진짜 이야기들이 양경수 작가가 손글씨로 꾹꾹 써넣은 대사에 실려와 가슴을 찌른다.
김예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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