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의 유치원 입학일 이자 첫 등원일이다. “5살 언니가 되면, 유치원에 갈 수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나 이제 5살 언니 예요!, 유치원에 갈 거예요” 라고, 보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고 다니며, 자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했다. 왜 아니겠는가? 이제 고작 5살이지만, 스스로가 언니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무엇이든지 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모든 것들이 얼마나 설레 일까? 또한 엄마인 나도, 이 아이가 유치원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어떤 희로애락이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은 아이 어린이집 수료식이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많이 아깝고 많이 아쉬운 한해였 듯이 어린이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드문드문 선생님을 보고 오는 날이면 아이의 표정은 무지개빛으로 변해 있었다. 이렇게도 너무 너무 좋아하는 선생님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가득가득 채워 만나지 못해 많이 속상해 했었다. 처음 코로나가 찾아 왔을 때는 ‘두어 달이면 사라지겠지’, 그러다 또 ‘몇 달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이렇게 ‘괜찮아지겠지’가 어느덧 1년이 지났고, 아이의 4살은 통째로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대부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들으러 가는 날이었다. 그 날 아침 첫째아이에게는 너의 심장 소리였다고, 동생도 이렇게 건강하게 뛰고 있을 거니까, 엄마가 잘 듣고, 영상으로 담아오겠 노라고 약속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했고,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아이의 모습이 보였고, 심장 소리를 잡으려고 여기저기 한참을 살피는 선생님의 노력에 내가 먼저 “혹시 아이 심장이 뛰지 않나요?” 라고 물었다. 설명을 듣기 위해 옷을 추스르고 진료실로 덤덤하게 들어갔다. 계류유산이란다. 마스크 넘어 의사선생님의 목소리가, 여느 드라마에 나오는 슬로우모션처럼
딱 한달 전 나의 에세이에는 인공수정 1차 실패라는 글을 적었었다. 실패 후 바로 이어 시작한 인공수정 2차는 너무 감사하게도 성공하여 뱃속에 둘째가 떡 하니 자리 잡았다. 정말 삼신할매는 많이 많이 짓궂으신 것 같다. 인공수정 1차때는 무슨 자신감인지 당연히 될 거라고 자만한 나에게, 보란 듯이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더니, 2차때는 ‘1차때 안됐는데 2차는 되겠어?’ 라고 마음을 놓았더니, 이렇게 덜컥 아기를 보내주신다. 어릴 때부터 나의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은 아니었지만, 어떤 언저리 소망으로 딸 셋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
현재 나는 둘째를 계획하고 있다. 내 나이가 37살이라, 이왕 둘째를 계획한 김에 좋은 몸 상태로 아이를 갖고 싶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나와 남편의 건강은 아주 좋았고, 이상 소견도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인공수정 1차를 들어갔고, 당연히 한번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만심이 앞섰을까? 삼신할매는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고, 실망감이 가득한 실패로 끝이 났다. 첫째는 별 무리없이 자연임신으로 낳았기에 둘째 또한 내 뜻대로 순조롭게 진행이 될 줄 알았는데, 역시 아이는 하늘의 뜻이었는지, 무심하게도 내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나는 재치나 센스가 있거나 특유의 너스레를 잘 떨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에게도 듣기 좋은 말을 많이 하는 편이고, 오히려 말하기 보다는 들으면서 공감을 많이 해주는 편이다. 주변 사람들이나, TV를 보면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순발력이라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참 부럽다. 이 순발력이라는 것이 아이를 키울 때 정말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절실히 느껴서 더 그런 것 같다. 나는 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이고 싶다. 순발력이 없으므로, 아이와의 그 시간 그 상황에 적절한 대답과 태도를 보이기 위해 육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는
1946년 7월 1일부터 3일 동안 미국 하원의 한 위원회에서 청문회가 열렸다. 클로드 페퍼 상원의원이 제안한“암 치료의 권위자들이서로 협력하여 암 치료법을 발견하도록 대통령에게 위임하는 법안”의 청문회였다.이 청문회에는 영양요법으로 말기 암을 치유한 막스 거슨MaxGerson M.D.이라는 의사와 그의 환자 다섯 명이 나와 거슨 박사가 거둔 놀라운 치료 실적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척수 중앙의신경조직에 종양이 있어서 손발조차 움직일 수 없었던 17세 소녀 앨리스 허쉬, 종양이 두개골 깊숙이 파고 들어가 수술조차 할 수 없
평소 노란색과 분홍색을 좋아하는 아이다. 오늘은 그중 분홍색을 골라 분홍 원피스에 분홍 자켓에 분홍 신발을 신고 등원을 했다. 분홍 신발을 신을 때 “메이야, 신발이 작아졌지? 발 아프지 않아?” 라고 물으니, “신발이 작아진게 아니라, 발이 커진 거야. 안 아파.” 라고 대답한다. 작아진 신발을 기어코 신고 가려는 아이의 임기응변 이었을 것인데, 순간 아이의 말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집에 돌아와 아이의 말을 곱씹어 보니, ‘맞다. 신발은 항상 언제나 그대로다. 커지는 건 내 발이지 신발이 작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
엄마로 살면서 나를 위로하는 일은 얼마나 하고 있는가? 엄마가 아니더라도, 그냥 ‘나’로서의 삶을 이끌어 가면서 정말 ‘나를 위로하는 일’은 얼마나 하고 있는가? 꼬박 두 달을 글을 쉬면서 마음 한 켠엔 무거운 짐이 쌓여만 갔다. 일주일에 한번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글이 타인의 오해와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무서워졌고, 두려워졌고, 그래서 숨고 싶어졌다. ‘듣기 좋은 말을 하자, 보기 좋은 글을 쓰자.’ 가 내 신념이다. 그 날은 왜 그랬을까? 아무래도 그 날의 그 글은 위로가
현대의학에서의 암 치료는 수술, 방사선, 항암제 이렇게 3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으며, 환자의 상황에 따라 개별적 또는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암 치료의 눈에 보이는 효과는 탁월하다. 하지만 암치료를 받으면 암세포에 대항하는 림프구 수는 줄어들기 마련이라 남아있는 암세포가 더 악화될 수 있고, 매일 수 천 개씩 생성되는 암세포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이 된다.수술, 방사선, 항암제 치료 중에서 면역력을 가장 많이 떨어뜨리는 것은 항암화학요법이고 다음은 방사선이다. 방사선이나 항암화학요법은 치료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