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들의 번아웃을 예방할 대책과 그에 따른 보상이 필요

‘“와주면 예우” 호소하더니…의료진 수당 슬쩍 깎은 당국’ 이는 3월 27일 자 중앙일보 기사의 헤드라인이다.

기사의 내용은 의료진들의 위험수당이 당초 공지했던 15만원에서 5만원이 삭감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당국에서는 처음에 공지한 것과는 다르게 위험수당, 휴일수당 등을 깎거나 제외하고 지급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제 기능을 못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특히나 대구, 경북 지역은 8000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되어 병실 부족, 의료진 부족 사태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이 부족하여 자원봉사를 오십사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고, 많은 의료진들이 그에 부응하여 자신의 일상을 뒤로하고 대구, 경북 지역으로 기꺼이 갔었다.

그렇게 자신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쓴 그들에게 당국은 뒷통수를 거하게 때린 것이다. 물론 그곳에 간 의료진들이 돈을 바라고 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는 의료진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옳다. 기사에 따르면 어느 날 의료진들에게 종이를 들이밀고 사인을 하라고 했단다.

의료진들은 바쁜 와중에 정신없이 사인을 했고, 임금이 들어오자 그것이 위험수당을 삭감한다는 내용에 동의한다는 서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당국은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 비용을 삭감할 때에도 충분한 설명 대신 날치기로 일을 처리한 것이다. 이 일을 당한 의료진들이 얼마나 허탈할지 생각은 해보았는지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출처 : Unsplash
본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출처 : Unsplash

대구지역 의료진의 감염자 수는 121명이다. 직별로 보면 의사 14명, 간호사 56명, 간호조무사 51명이다. 환자와 접촉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간호사들은 그만큼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코로나 격리병동을 취재한 프로그램을 보면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늘 과중된 업무는 피로 누적으로 이어지고, 피로 누적은 면역력 약화로 이어진다. 그러면 결국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을 때 쉽게 감염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감염이 된 간호사의 수가 56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적은 수라고 생각하겠지만 지금 인력이 부족한 대구지역에서 간호사 한 명이 빠진다는 것은 다른 간호사의 업무 강도가 5배, 10배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당국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3월 27일 금요일, 의사협회에서는 다시 한 번 권고문을 발표했다. 그 권고문에는 여전히 다른 나라의 엄격한 입국제한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가 처음 발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의협은 일관되게 입국제한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그 권고는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이번 권고문에서 의협은 입국제한을 강조하며 한 가지를 더 경고하고 있다. 바로 의료진들의 번아웃(Burn-out)이다. 의협은 “현재 우리의 의료기관과 의료진은 과부하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번아웃으로 인해 이들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고 우리 사회의 코로나19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30일 의료진이 위험하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의료진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는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고, 공황장애 증상을 보이는 의료진까지 생기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19가 이 정도인 것은 전적으로 의료진들의 공이다. 그들이 자신을 희생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케어했기 때문에 이 정도로 그친 것이다.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이탈리아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발병 초기에는 나라에서, 언론에서 모두 ‘의료진 감사하다’며 그들의 공을 치하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점점 의료진에 대해 잊고 있고, 당국 또한 그들의 노고를 폄하하려고 하고 있다. 날치기 수당 삭감은 당국에서 의료진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사건이다. 코로나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 필자가 칼럼에서 분명히 명시했다. 의료진들의 노력을 치하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생겼을 때 그 전장으로 가려는 의료진이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당국은 더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현장은 전쟁터이고, 의료진들은 자신을 갈아 넣으며 마지막 방어선을 지키고 있다. 그들이 무너지면 우리들의 이 작은 일상마저도 무너진다는 것을 사람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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