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이 하트 헤밍스는 가족이란 한 집에 사는 혈연관계에 지나지 않게 된 21세기에 우리에게 가족과 뿌리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들’에 대해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맷 킹이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불륜의 상대가 어떤 남자인가’이다. 남편으로서, 남자로서 아내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는 분노하고 낙담한다. 그러나 그가 그 어느 때보다 아내에 대해 골똘히 생각한 것이 그녀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실히 깨달은 후라는 사실은 더없이 역설적이다.
아내가 병실에 있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그녀를 이해하고자 무던히 애쓰고, 마침내 거의 용서하기에 이른다. 타인을 애써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말을 증명하듯, 킹은 최악의 상황에서 아내와의 시간을 아름답게 추억하고 품위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그녀를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