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연 교수

피부 흑색종은 피부에서 발생하는 암종 중 하나로, 암 전이능력이 다른 피부암 종에 비해 탁월하여 사망률이 높다. 이러한 피부암은 미국의 경우 한해 2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며, 그 원인으로 햇빛에 있는 자외선에 의한 유전자의 손상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높은 발병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해당 흑색종의 발병원인을 밝혀내 조용연교수를 인터뷰 하였다.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진행을 보면 유전자 발현과 생명의 이해를 위하여 마이크로 어레이(microarray)를 진행하였고, 단백질의 인산화 등을 포함하여 세포내 단백질 활성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본 연구진은 보다 근본적으로 암을 포함하여 질병을 나타내는 세포의 표현형은 단백질의 양적 조절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가설을 갖고 있었다. 본 연구 책임자인 조용연 교수는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과 연구조교수를 역임하는 동안 환경에 가장 풍부한 암 유발원인 자외선과 피부암 발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 과정에서 자외선에 의해 유도되는 단백질 인산화에 의한 활성조절과 피부암 발생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2011년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에 부임한 이후, 그 동안 진행하던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 발생과 관련된 단백질 안정성 조절기전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STAT2가 피부 흑색종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하였고, FBXW7이 STAT2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인자임을 발견하여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미국 NIH database를 활용한 bioinformatics 분석을 통해 STAT family 단백질들이 피부암 발생에 관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사람 흑색종 세포주의 증식속도와 STAT2 단백질의 양이 정비례 관계에 있음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STAT2 단백질의 안정성 조절을 통한 피부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진행하는데 제일 어려웠던 점은 스크리닝 시스템 확립과 유전자원의 확보였다. 유전자원 확보를 위하여 21 센추리 유전자원센터 및 애드진 등에서 확보하여 현재 F-box 단백질 안정성 조절인자 69종 중 35종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전자 전사인자 30종도 확보하였다. 이들을 이용하여 스크리닝을 통해 FBXW7과 STAT2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였다.

상호작용을 확인한 후 단백질 안정성 연구는 본 연구책임자가 미국에서 연구조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진행하였던 연구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본 연구진은 분자기전과 상호작용 영역을 동정하고, 단백질 구조예측을 통한 상호작용 아미노산 감별에 집중하였다. 이 과정에서 논문에 발표된 것 이상의 많은 돌연변이체가 구축되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상호작용 영역의 동정되었다. 단백질 구조예측을 위한 프로그램은 연구책임자 개인 사비로 충당하면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구조를 밝히면서 분자생물학적, 세포생물학적 연구결과를 비교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단백질 구조예측의 가지 수 가 2,000가지 이상 되는 것 중에서 제일 적절한 구조를 찾아내는데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었다.

또한 사람 피부 암조직 어레이 및 분석을 통해 사람에서 실제 FBXW7과 STAT2의 상호작용이 피부암 발생의 원인임을 찾았을 때에는 온 몸에서 전율을 느꼈다. 이후 연구결과는 순조롭게 창출되었고, 여러 연구자를 통하여 재현되었다. 특히나 2개월간 주어진 리비젼 과정에서 재현되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일 난관은 FBXW7과 STAT2 단백질간 상호작용 영역을 밝히는 부분이었다. 단백질간 상호작용 영역이 여러 아미노산이 함께 작용하는 부분이어서 하나의 아미노산 돌연변이로 단백질의 결합에 아무런 영향을 관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무작위 조합에 따라 많은 돌연변이체를 만들어야 했고, 돌연변이체를 이용한 결과를 단백질 구조에 접목시켜 결과를 분석하는 일이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끈기와 집중력이었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인산화 표적 아미노산을 인산화된 아미노산으로 치환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구조의 변화가 예측되지 않아 얻어진 결과가 옳은 결과인지 아닌지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일들이 구조를 만들어 분석하는 연구진과 같이 진행된다면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흑색종을 포함하는 피부암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적게 발생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생율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년 200만 명의 새로운 피부암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미국 및 유럽에서는 호발성 암종이다. 더욱이 흑색종은 암의 전이능이 탁월하여 피부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치료제 및 치료 방법 등을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해 왔다.

그 동안의 연구를 살펴보면 자외선에 의한 신호전달계의 활성조절을 통하여 암 치료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 특히 마프카이네이즈(MAP kinase) 신호전달계가 주 표적이 되었고, 미국 텍사스 주립대에서는 프로테인 카이네이즈 B(Protein kinase B) 신호전달계를 중심으로 활성조절을 통한 치료제 개발과 치료법 개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암세포를 포함하여 병변세포의 표현형은 세포내 단백질의 양적 조절에 기인한다는 단순한 가설을 기반으로 STAT2라는 단백질이 흑색종 발생에 관여하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STAT2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가설을 접목하여 STAT2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인자 FBXW7을 발견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STAT2의 안정성 조절을 담당하는 기전을 규명하였고, 이 분자기전이 흑색종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흑색종 암조직을 포함하는 사람 피부암 조직 어레이(array) 및 기능 분석 연구를 통하여 규명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피부암을 대상으로 새로운 발암 단백질 발견하였다는 점과, 암 발생의 새로운 분자기전이 사람의 암에 존재하는 사실을 밝혀 새로운 학문적 이론을 확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별성이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에서 표적으로 한 STAT2 단백질은 여러 암종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STAT2 단백질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FBXW7 또한 사람에서 여러 암종에서 돌연변이가 발생되어 있음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암종에 적용이 가능하여 확장성이 크고, 면역계 조절 기전에 적용하여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 인자의 침입에 관여하는 면역작용 조절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단백질 안정성 조절인자로 알려진 F-box 단백질은 69종이 존재한다. 또한 세포내에는 링-핑거를 포함하여 총 500개 정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게 많이 존재하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선택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선택성이 있기에 F-box 구성원 69개 전체에 대한 표적분자를 동정하는 stabiliome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세포내에서 단백질의 안정성 조절 지도를 만들어 세포내 단백질의 안정성 조절 기전을 규명하면 질병에 따른 단백질의 기능 지도를 보다 세밀히 만들 수 있고, 병리/병태에 가능한 단백질 양적 조절 기전을 적용하여 보다 선택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제 및 치료법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는 개인 단독으로 어렵기 때문에 protein stabiliome 연구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본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약 3년 반이 지났다. 처음에 STAT2가 흑색종에 관련되어 있다는 단서를 얻었을 때 흥분했었고, 그 안정성 조절인자로 FBXW7이 동정되었을 때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새로운 결합이 발견되었고, 연구실 칠판에 가득 아미노산 서열을 적어놓고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희열을 느꼈다. 연구가 막바지로 접어들던 어느 날 우리 연구팀에 가장 최대의 위기가 닥쳐들었다. 연구책임자인 제가 2018년 9월 위암 3기말 판정을 받았다. 갑작스런 암 판정과 위 완전절제, 일부 비장 및 대장의 절제 수술 그리고 7개월간의 항암과정은 연구책임을 맞고 있는 저에게는 2중 3중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말초신경염과 싸워야 했고, 심한 구토로 먹는 것조차 힘든 나날이 계속되어도 연구는 계속되어야 했다. 연구진은 더욱 뭉쳐졌고, 병실과 실험실을 왕래하며 이메일로 토의가 이어졌다.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동안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평소보다 훨씬 긴 기간이 소요되었고, 리비젼 동안에도 그러했다. 그러나 우리 연구진은 협력과 소통, 배려와 헌신으로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저린 발을 주무르고 있다. 이 연구를 위해 수고한 이철중 박사, 안현정 박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같이 마음을 모아 본 연구에 모든 연구원 개개인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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