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인생

선정릉역을 지나는 길에 영화 촬영 팀을 만났다. 트레일러에 중형차를 싣고, 스탭 20여 명이 타고 이동 중이었다. 자동차에서의 대화 장면을 찍는 것 같았다. 어떤 배우가 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20대에 나도 영화 조감독을 했었는데, 옛 추억에 잠긴다.

출처:픽사베이

어릴 때부터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싶었다. 아마 보통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았을 거다. 초등학생 때에는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변신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상상했다. 현실이 되기에는 어려웠지만 ‘트랜스포머’ 영화로 상상이 현실이 된 것 같다.

고등학생 때에는 조폭 영화가 많아서 그런지 폼 나는 인생을 꿈꿨다. 20대에는 사랑하는 여자가 죽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하늘에 대고 이렇게 외치는 거다. “우리 사랑하게 해주세요?” 하지만 그런 사랑 안 해서 다행이다.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고 결혼을 해보니까, 그런 사랑했다가는 정말 가슴이 찢어져서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영화 같은 상상을 할뿐이다.

예쁜 연예인과 결혼하는 주인공을 꿈꾸기도 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영화 같은 인생을 꿈꿨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을 때는 직접 영화계에 들어가 일했다. 영화감독은 영화 같은 인생이지만 스탭은 개고생의 길이었다. 40대가 돼서는 슈퍼 리치(Super Rich)가 된 주인공의 삶을 꿈꾸고 있다. 사업가, 베스트셀러 작가, 동기부여 전문가로 영화 같은 삶을 살려고 한다.

사람은 영화 같은 인생을 살기 위해 꿈을 꾼다. 아름다운 사랑, 화려한 사업, 멋진 자동차를 타고 싶다. 하지만 그 인생이 실제로 자기에게 일어난다는 믿음은 거의 없다. 단지 영화 한 편에 자신의 희망을 대리만족할 뿐이다.  

출처:픽사베이

실제로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영화로 만들어진 인물들이 있다.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가 주연한 영화 ‘조이(Joy)’는 기적 걸레(Miracle mob)를 만들어서 백만장자가 된 조이 망가노(Joy Mangano)의 이야기다. 조이 망가노는 식당에서 일을 하며 기적 걸레를 개발했다. 홈쇼핑에서 히트를 시키고 다른 제품들을 연이어 개발해서 성공했다. 

윌 스미스(Will Smith)가 주연한 영화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는 주식 투자가로 억만장자가 된 크리스 가드너(Chris Gardner)의 이야기다. 크리스 가드너는 아들과 노숙자 쉼터에서 살면서 어렵게 주식 투자가가 되어 성공한 사람이다. 

조이 망가노와 크리스 가드너 말고도 영화 같은 인생을 살고,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져서 알려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들의 인생을 보면서 영화 같은 인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로 만들기 위해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그들의 삶은 실제다. 

지난날에는 말도 안 되는 영화 같은 인생을 꿈꿨지만, 지금은 현실 가능한 인생을 꿈꾼다. 영화 같은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 자체가 영화가 되기 원한다. 그런 삶은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이제 나는 내 영화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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