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준비하는 괴짜, 'Project Noah'의 박근우 대표

성경속의 인물을 ‘세상에서 가장 미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래서 그를 닮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바로 ‘Project Noah’의 박근우 대표이다. 백 년간 방주를 만들던 노아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괴짜들을 모으겠다고 말한 박근우 대표는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이 꿈인 자신을 몹시 세속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러나 직접 마주한 박근우 대표는 오히려 세속을 벗어난 바람을 닮은 자유로운 사람이었고, 큰 바람처럼 세상을 보듬으려 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Q. 안녕하세요! 박근우 대표님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여러분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고 있는 박근우입니다.

Q. ‘Project Noah’라는 기업을 운영 중이십니다. 어떤 회사인지 자세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예방치의학 전문성과 혁신적인 제조 자동화 기술을 가지고,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나무 칫솔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대나무 농부와 지역 여성들의 자립을 돕고,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하여 우리의 환경을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입니다.

Reduce plastic waste for our shared future.

Create jobs for women in the bottom of the pyramid.

Project Noah의 박근우 대표
Project Noah의 박근우 대표

Q. 이름이 독특해요. ‘Project Noah’라고 기업명을 정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A. 성경에 ‘노아’라는 사람이 나와요. ‘노아의 방주’ 그 노아요. 저희는 이 사람이 저희가 아는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사람이 산에다 배를 만드는데 그것을 백년 넘게 해요. 그 때문에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하는데 보통 왕따를 당하면 1년도 힘든데 이 사람은 100년을 넘게 한 것이죠. 그리고 물론 성경 속 이야기긴 하지만 결국 세상을 구하죠. 어떻게 보면 저희가 하는 일도 노아의 방주처럼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빈곤을 해결하고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거든요. 오랜 세월동안 국제구호기구에서 어마어마한 자본을 쏟아 부어도 실제로 빈곤을 탈출한 사례가 거의 없을 만큼요. 저희는 노아를 미래를 준비하는 괴짜라고 정의했는데, 그래서 ‘이런 미래를 준비하는 괴짜들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회사명을 Project Noah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Q. Project Noah의 주력서비스는요?

A. Dr.Noah라는 이름의 대나무 칫솔의 제조 및 판매입니다.

Q. 창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A. 저는 한때 국제구호활동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구호의 방식으로는 지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Grammen Bank)과 같은 소셜벤처(social venture)의 사례를 알게 되었고, 기업의 방식이 때로는 구호활동보다 세상의 문제를 더 빠르고, 더 큰 규모로 해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과 에티오피아의 ‘훌라’라는 작은 마을에 방문하게 되었고, 우연히 길에서 만난 소년에게 기념품 삼아 대나무 바구니를 하나 샀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제가 산 바구니가, 실은 소년들이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학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를 현지 분에게 들었습니다. 학교 대신 아동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은, 반드시 경험해야 할 최소한의 교육을 제한하고, 소년의 미래를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그 일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저는 뭔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 뿐 아니라,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다른 저소득 지역에도 대나무 자원이 매우 풍부하지만 소득 작물로는 잘 이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나무 제품들은 가내 수공업으로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시간대비 부가가치가 낮은데다, 값싼 플라스틱 제품들이 등장하며 기존 대나무 수공예품 들이 더 이상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먼저 부가가치가 높은 대나무 상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야 대나무 자원의 수요도 증가시킬 수 있고, 대나무 생산지 농민의 소득도 증가시킬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괜찮은 대나무 제품을 찾다가 대나무 칫솔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치과의사이고, 예방치의학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대나무로 칫솔 만드는 일은 다른 사람보다 제가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대나무 칫솔 제조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Project Noah의 대나무 칫솔 'Dr.Noah'
Project Noah의 대나무 칫솔 'Dr.Noah'

Q.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A. 치과의사이며, 국제구호활동가였습니다.

Q. 혹시 국제구호운동에 뜻이 있으셨나요?

A. 아니요. 처음부터 국제구호활동가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아주 우연히 의료봉사활동 단체에서 치과의사를 찾길래 재미있겠다 생각해서 지원했었지요. 그렇게 갔는데 의외로 저랑 잘 맞더라고요. 낯선 사람들, 낯선 환경, 또한 제가 그곳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어딘가에 필요한 존재가 될 때 즐겁고 신나기 마련이잖아요. 제가 그랬어요. 재미있어서 또 하고 싶고, 그러다 여기까지 왔죠.

Q. 우리나라에서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성공한 직업이고 안정적인 생각되는데요. 그런 삶을 뒤로하고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은데요. 혹시 반대가 없었나요?

A.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원래는 더 험난한 길을 가려고 했었습니다. 선교사가 되려고 했었거든요. 우간다에 가서 ‘우간다의 이태석 신부님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그때에 비하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릴 수 있고, 미국에 오가며 사업하는 지금이 훨씬 나은 환경이니 가족들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창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그때는 창업을 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들뜨고 재미있었어요. 그러나 안 해봤던 일이어서 많이 헤맸고, 제가 헤매니까 저 때문에 많은 동료들이 상처를 받았죠. 많은 친구들을 힘들게 했죠. 빈곤의 문제나 환경의 문제를 기업의 방식으로 푼다고 하니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했는데 실제로 하는 일은 장사니까.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 실패 그리고 자본이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차라리 스리랑카 가서 봉사활동을 하면 저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바로 보이는데, 창업이라는 것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이 동반되잖아요. 낮은 임금이라던가, 긴 노동 시간이라던가…. 많은 친구들이 힘들어 했고, 더러는 떠나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저를 원망하기도 하고요. 그 모든 문제들이 저로 인해 생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가장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Q. Project Noah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요?

A. Project Noah의 최종 목표와 Dr.Noah의 최종 목표가 다릅니다. 먼저 닥터 노아의 최종 목표를 말씀 드리자면, 모든 플라스틱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나무 칫솔 4천만개를 팔면 16만 3천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수 있어요. 이 4천만개라는 숫자는 생각보다 큰 숫자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대나무 칫솔을 콜게이트나 오랄비에서 생산한다면 우리가 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죠? 플라스틱 칫솔보다 대나무 칫솔이 더 제조원가도 낮고 공정이 자동화 된다면 대기업에서도 굳이 플라스틱 칫솔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세상 모든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만드는 것이 닥터 노아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Project Noah의 최종 목표를 말씀드리자면 빈곤과 환경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를 계속 찾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Q. 그럼 박근우 대표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A. 16만 3천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키는 것입니다. 제가 조금 전에 언급한 그 논문의 내용을 잠깐 말씀드리면 중국의 대나무와 베트남의 대나무의 원가가 달라요.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1톤당 100달러라고 한다면 베트남은 37달러거든요. 이걸 중국의 80%의 가격에, 그러니까 톤당 80달러에 사주면 16만 3천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빈곤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참혹한 것이에요. 아이들을 예로 들자면, 한창 뛰어놀 13~14세 때에 여자 아이들은 마사지샵으로 팔려가고, 아니면 아버지는 다른 나라에 일하러 가고 누군가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잔인한 것이거든요. 이걸 읽는데 ‘야, 이걸 내가 해내면 노벨평화상을 받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으로 한 번 태어나서 강남에 집 사는 것보다 16만 3천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의 최종 목표는 대나무 칫솔 4천만개를 판매해서 16만 3천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키는 것입니다.

Q. 현 정부나 국회나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플라스틱은 더 작게 분해는 되지만, 영원히 썩지 않는 재료입니다. (Non-biodegradable). 또한 시간이 지나며 아주 작게 분해된 플라스틱은 (Microbeads)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됩니다. 대한민국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주세요.

Q. 마지막으로 대표님의 목표를 이루게 도울 이 대나무 칫솔은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일까요?

A. 닥터노아 홈페이지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소셜벤처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Project Noah팀
소셜벤처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Project Noah팀

Q. 외부수상실적이나 사회 공헌 중이신 내용이 있으시다면 알려 주세요.

2015.10 : 고용노동부 주최 소셜벤처경연대회 대상
2016.10 : 아시아 소셜벤처경연대회(SVCA) 대상
2016.11 : LG social fund, Samsung Tomorrow Solution - Fellow
2017.10 : H on Dream - Fellow
2018.12 : KOICA CTS (Creative Technology Solution) Program 선정
2019. 02 : Seed Round : Primer Sazze Partners(US), Primer, Spigen Korea
2019. 03 : 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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