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째 날 : 인사

수서에서 광장동으로 갔던 고객은 내릴 때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말했다. 사실 새해도 아니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내가 어색하고 고마웠다. 

한남동에서 서빙고동으로 갔던 여자 고객은 “멀리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멀리 있긴 했지만 늦은 밤이라 7분밖에 안 걸렸고, 지구 행성 택시를 불렀으니 당연히 가야 하는 건데 고맙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릴 때는 고맙다고 말하고 웃으면서 내렸다.

신사동에서 역삼동으로 갔던 고객은 내리면서 “고맙습니다. 안전 운전하세요.”라고 말했다.

성수동에서 신사동으로 갔던 고객은 지구 행성 택시를 타자마자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를 말했고, 내릴 때는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아빠가 택시 드라이버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인사는 좋은 성품의 시작이다/출처:픽사베이

인사는 좋은 성품의 시작이고 기본이다. 상대방에게 인사를 한다는 것은 존중과 배려의 표현이다. 인사에는 공손한 인사와 겉치레의 인사가 있다. 공손한 인사는 상대방을 매우 존중하는 표현이다. 반대로 겉치레의 인사는 기본만 한다는 표현이다. 공손한 인사는 좋은 성품이 만들어지면 시작된다. 

당신이 만약 기업체나 큰 식당의 주인이라고 해보자. 직원을 뽑아서 운영할 때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가? 아니면 대충 인사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가?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을 뽑고 싶은가? 아니면 거지같은 성품을 지닌 사람을 뽑고 싶은가? 능력 좋고 대충 인사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가? 능력은 보통이지만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가?

난 무조건 능력은 보통이지만 인사를 잘 하는 사람을 뽑을 거다. 능력은 내가 가르치고 키워주면 되지만 성품은 내가 가르칠 수 없다. 성품은 어릴 때부터 부모와 스승을 보며 배우고 훈련되기 때문에 갑자기 성인이 된 사람의 성품을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좋은 성품은 오랜 기간 좋은 모델을 따라하고 연습하면 만들어진다. 

내 얼굴은 유난히 무서운 얼굴이다. 무표정하게 있으면 화난 것 같다고 말한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무서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이미지를 고정시킨다. 친해지고 나서 나중에 내 이미지가 무서웠다고 이야기한다. 학교 다닐 때는 상관없었는데 사회로 나오면서 이 얼굴이 단점이 됐다.

나는 바꾸기로 결심했다. 우선 거울을 보고 내 얼굴을 연구했다. 내 얼굴은 유난히 근육이 잘 안 움직이는 얼굴임을 알아냈다. 조금 지나치게 표정을 지어야 바뀌는 것이다. 거울을 보며 미소를 짓는 연습을 계속했다.

인사 연습을 하면서 듣기 좋은 목소리의 톤을 연구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만드는 표정을 연습했다. 이렇게 몇 년을 연습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생각하니까 조금씩 표정이 자연스럽게 바뀌기 시작했다. 

연습을 통해 표정 관리를 할 수 있다/출처:픽사베이

인사를 잘 하고 가식적으로 웃는다고 좋은 성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TV나 영화를 보면 초 절정 부자들이 집에서 예절 교육을 받는 것을 본다. 그렇게 연습을 하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성품이 아니고 겉모습이다. 성품은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진짜 내 모습이다. 좋은 성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의 아름다움과 외부의 행동을 같이 연습해야 한다. 

난 좋은 성품을 지닌 남자가 되고 싶다. 좋은 성품을 지닌 남자는 매력적이고,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어디에서나 인정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당신도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가? 좋은 성품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다. 

오늘부터 나쁜 생각보다는 좋은 생각을,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것을, 추한 것보다는 아름다운 것을 생각하고 말하자. 내부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꾸고, 거울을 보며 멋지고 아름답게 웃는 모습으로 인사를 하자. 얼마 뒤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다른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인사를 잘 하면 매력 덩어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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