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이었다
- 웰다잉으로 가는 길엔 4가지 준비(영혼, 마음, 육체, 관계)가 필요하다

1. 안녕하세요.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님, 도전하는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한국투데이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웰다잉을 통하여 웰빙을 완성하는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 강원남입니다.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강원남 소장

2. 회사명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세요

이름 그대로 사람들의 행복한 죽음을 돕는 연구소입니다.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담론들을 공부하여, 실천하고, 교육합니다. 더불어 올바른 생사관(生死觀)의 구축과 죽음 복지의 향상을 목표로 합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완성'하며, 누구나 '소외된 죽음에서 밝은 죽음으로', '인간다운 삶과 죽음을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꿉니다.

3.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없습니다. 때문에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죽음이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개인적 소신을 묻고 싶습니다

임종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은 ‘사람은 살아온 모습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입니다. 많이 나누고 베풀고, 즐겁게, 재미있게, 행복하게 후회 없이 사신 분들은 임종하실 때 편안하게 돌아가시는 반면에, 삶에 대한 상처, 원망, 두려움, 분노, 욕심이 많으신 분들은 임종하실 때 힘들게 돌아가셨습니다. 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은 곧 삶이라 생각합니다.

4. 일반적으로 행복한 인생은 자주 언급하지만, 행복한 죽음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고민이 부족합니다. <행복한 죽음>이란 무엇이고 또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요?

행복한 죽음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복한 삶이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웰다잉을 위해서는 '영혼의 준비', '마음의 준비', '육체의 준비', '관계의 준비', 이렇게 크게 4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혼의 준비는 평소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 마음의 준비는 용서와 화해, 육체의 준비는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과 호스피스 완화의료 계획, 관계의 준비는 유언장 및 장례식 준비 등과 같습니다.

5.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라는 것이 있던데, 이것이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데 어떤 연관이 있나요?

삶의 마지막 순간에 원치 않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미리 밝혀두는 서식입니다. 2016년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약칭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어 2018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19세 이상 성인이면 병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작성 가능하며, 신분증을 지참하고 전국에 있는 건강보험공단에 방문하시면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6.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죠. 일본의 <엔딩 노트>처럼 죽음을 대비하는 나이에 있다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인가요?

가장 최소한의 절차로는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위한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와 더불어,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준비해보고 정리해 둘 수 있는 '사전 장례의향서', 그리고 법적인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미리 작성해둔다면 웰다잉을 위한 최소한의 서류 준비가 되는 것 같습니다.

7. 죽음은 무거운 주제라서 그런지 일반적으론 잘 다루지 않는데, <누구나 죽음은 처음입니다>라는 책을 내셨더군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쓴 책인가요?

한국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말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 합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 4층 버튼도 죽을 死 자가 생각난다는 이유로 빼놓은 곳도 있습니다. 웰다잉 교육을 하러 갔더니 죽는 이야기 한다고 재수 없다고 나가라고 한 곳도 있었고요, 노인분들의 자제분들이 어르신들 모시고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민원 전화를 넣는 곳도 있었습니다. 행복한 죽음은 죽음을 꺼내놓고 이야기할 때 비로소 출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죽음은 처음입니다 / 강원남 지음
누구나 죽음은 처음입니다 / 강원남 지음

8. 죽음을 논하는 강사의 입장에서, 남다른 책임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강원남 소장님이 추구하는 강사의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어르신들과 수업을 마칠 때마다 나누는 인사가 있습니다. 제가 ‘잘 죽겠습니다’ 하고 인사드리면 어르신들께서는 ‘잘 살겠습니다’ 대답해주십니다. 사람은 살아온 모습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에 잘 죽겠다는 말은 곧 잘살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웰다잉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죽음을 통해 삶을 잘 살도록 돕는 일, 그게 소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웰다잉을 강의하는 강원남 소장
웰다잉을 강의하는 강원남 소장

9. 끝으로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정책을 입안하는 국회나, 우리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 주시고, 더불어 향후 계획도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죽음, 조금은 무섭고, 두려운 이름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사람과 삶이 있습니다. 사람은 살아온 모습 그대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자살', '고독사', '살인' 등 안타까운 죽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는 것은 곧 비참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 전제되어있지요. 그분들의 삶에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해주신다면, 그분들도 좋은 삶의 끝에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함께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향후 계획은 작년부터 유튜브 채널 ‘죽음 읽어주는 남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하여 많은 분들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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