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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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결혼문화’는 허례허식이 많다. 여러가지 보여주기 식 ‘결혼문화’중 하나가 바로 남자가 집을 해오는 것이다. 왜 남자가 집을 해야 하는가? 거슬러 올라가보았다. 조선 중기 유교사상이 들어오면서 여자들의 인권이 낮아지고, 그러함으로 인해 결혼이라는 것은 여자가 남자의 집에 들어간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이것이 남자가 집을 해야 한다는 결혼문화의 시발점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때와 지금은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이 너무나도 다르다. 그렇기에 우리의 의식도 그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악습 같은 문화가 계속적으로 이어지게 놔두는가? 그리고 지금, 2019년 아직도 남자가 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가? 우리는 이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집은 부모가 해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때는 아들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니, 며느리를 집으로 들이게 되고, 그렇게 남자의 집으로 들어간 며느리는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은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면 군대라는 사회적시간을 손해보게 되고, 그 시간을 감안해주더라도 지금의 물가를 따라잡아 30대 청년이 본인의 근사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버겁고 힘든 일 이다.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지금을 사는 부모 또한 아들의 집을 해주려 본인의 노후마저 위태로워지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여기서부터 고부갈등, 시댁갈등이 시작된다고 본다. 집이라는 큰 과제를 해결해줬기에 그에 따른 보상이 받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 인 것 같다. Give and Take 의 기본적인 마음은 부모와 자식 간에도 예외는 없다. 그렇기에 우리들의 부모님 입장에서는 ‘내가 이만큼 해주었는데’, ‘내가 해준 집인데’, ‘내 집인데’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반면에 결혼을 한 부부 입장에서는 ‘아들 잘 살라고 집을 해주었으면 그뿐이지, 그걸로 아들과 며느리의 효도를 바라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월급을 모으면 집을 장만하기가 비교적 쉬운 상황이었으나, 지금의 우리 세대는 월급을 모으면 집을 장만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오는 세대적 갈등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 세대는 결혼을 하게 되면 출발선이라는 말을 한다. 이 출발선이라는 말은 부모님이 집을 해주는 결혼과 그렇지 않은 결혼은 출발선부터가 다르고, 이것은 좁히기가 매우 힘든 간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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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조선시대처럼 며느리가 시댁에 들어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세대가 아니다. 이렇듯 우리의 의식이 많이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내집마련이 힘든 상황에 놓인 우리들은, 아직도 남자가 집을 해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이 당연하다고 보는가? 여자가 집을 해오는 것은 어떤가? 어떤 쪽이든 더 여유가 되는 곳에서 집을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왜 아직도 남자 부모님이 얼마를 해줬고 어떤 집을 사줬는지 가, 여자가 결혼을 잘했네 안했네 의 기준이 되는가?

필자는 결혼을 하게 될 여자와 남자 두 사람이 공평하게 집을 하는 것이 올바른 문화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지금의 부모님 또한 아주 여유가 있어 자식에게 아무런 기대없이 집을 해줄 수 있는 정도가 아닌 이상, 무리해서 아들의 집을 해주는 것 보다 본인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직도 ‘여자 팔자는 두룸박 팔자’라는 말을 하고 다니는가? 이제는 이 말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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