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째 날 : 실수를 인정하자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더라도 그것을 고백하는 일은 더 쉽지 않다.

지구 행성 택시는 내비게이션을 보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서울 도로는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정말 헷갈리는 길이 많은데, 그런 길을 잘못 들어가면 1-2Km를 돌아가야 한다. 이 지구 행성 택시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계산해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손님에게는 드라이버가 실수해서 돌아간다는 것이 기분 좋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그 동안 나도 몇 번의 실수가 있었다. 한 번은 강변북로에서 입구를 잘못 선택해서 두 배의 거리를 간 적이 있다. 그날 나는 고객에게 내 잘못을 말하고 결제된 금액이 예상 금액보다 많이 나올 경우 고객 센터에 전화하라고 말해줬다. 오늘도 지구 행성 택시는 실수를 했다. 왼쪽과 오른쪽 갈림길에서 선택을 잘못해서 700미터를 돌아갔다. 실수가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 내 실수를 고객에게 바로 전달했다.

난 작은 실수를 하던 큰 실수를 하던 항상 내 실수를 인정하고, 나의 실수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고백한다.
지금까지는 내 실수에 대해 불평을 한 손님은 없다. 난 지금까지 내 삶에서 실수와 실패를 인정했다.
1집 앨범을 발표하고 쫄딱 망했지만 실패를 인정했다. 두 권의 책을 내고 쫄딱 망하고,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웠지만 실패를 인정했다. 사업을 하다 쫄딱 망했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했다. 투자를 하고 쫄딱 망했지만 바보 같은 나를 인정하고 실패를 인정했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실험이고 과정이다. 실수는 완성으로 가는 실험이고 과정이다. 실패와 실수의 경험치는 반드시 필요하고 누적된다. 올림픽도로를 타기 위해 항상 두 갈림길이 있다. 처음 실수한 길에서 두 번째 실수할 확률은 매우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경험치가 된다.

우리는 실수와 실패를 겪고 인생이 끝난 것처럼 낙담할 필요가 없다. 다음 도전에서 실수와 실패의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어 나의 성공으로 가까이 다가가게 하기 때문이다. 실수와 실패는 자연스럽게 우리를 가르치고 공부하도록 한다. 실수와 실패를 더 연구하면 훨씬 효과적인 능력이 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실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 두려움이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게 한다. 정치인들을 보면 공감이 될 것이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한다. 실수를 인정하면 매장당하거나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게 될 두려움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실수를 잊을 거라는 야비한 전략도 들어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은 박수를 받게 될 것이고,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실수에 대해 두려워말자. 실수는 누구나 한다. 자신의 실수를 덮고 가면 언젠가 쌍욕을 먹게 되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이해와 격려를 받게 된다.

오늘 내 실수를 인정했을 때 고객이 말했다. “괜찮아요. 막히는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