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다양성을 알리고 싶어

준스타트업 릴레이 인터뷰에서 크래프트맥주 수입업을 하고 있는 준트레이딩 정혁준 대표를 인터뷰했다.
 
준트레이딩은 미국과 벨기에에서 약 20여종의 크래프트 맥주를 공급받고 있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크래프트맥주는 소수만 즐기는 문화였지만 현재는 시장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트레이딩의 정혁준 대표
준트레이딩의 정혁준 대표

정 대표는 맥주의 다양성을 많이 알리고자 한다. 늘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은 아래와 같다.

 
Q. 안녕하세요!  정혁준 대표님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여러분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크래프트 비어를 사랑하는 맥주 덕후에서 시작하여 덕업일치를 이루고 있는 크래프트 비어 전문 수입사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의 대표 정혁준이라고 합니다. 저는 소주만 마시던 소주파였는데요. 외국 유학 중 크래프트 비어를 접해본 친구가 제게 크래프트 비어의 세계를 알려주어 크래프트 비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접한 크래프트 비어는 현재는 한국에서 너무나 유명한 인O카 IPA인데, 이 맥주를 처음 마신 순간 두 눈이 번쩍 떠지며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크래프트 비어에 엄청난 관심이 생긴 저는 지속적으로 덕질을 했고, 어느새 정신을 차려 보니 직접 맥주를 수입하고 있는 상황까지 와 버리게 되었습니다.
 
Q.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업 분야, 업력, 주요서비스, 회사명의 의미 등)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은 미국과 벨기에의 엄선된 크래프트 비어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수입사입니다.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과 벨기에의 크래프트 비어를 수입하는 이유는 위 두 국가가 크래프트 비어 씬에서 양대 산맥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맥주를 생산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크래프트 비어 씬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여 한국에 유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생산자가 아닌 수입 및 유통회사이기에 가능한 생산 국가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을 그대로 한국에 소개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관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보관을 전부 냉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거의 20년 지기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회사인데요. 외국 유학 중에 크래프트 비어를 접하고 그 가치를 알아본 친구가 한국에 있던 저에게 먼저 제안을 해주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까지 크래프트 비어에 문외한이었던 저였지만 친구들에 대한 믿음과 술에 대한 애정으로 과감히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 회사의 이름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회사에 이름만 듣고도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게 짓고자 했는데요. 그러다보니 회사 이름이 너무 길어지는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제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준’과 무역회사의 의미를 담기 위한 ‘트레이딩’을 쓰고 국제적 비즈니스를 하기에 ‘인터내셔널’을 붙여서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준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을 짓고 조금 후회한 순간도 있었는데요. 이름이 너무 길고 알아듣기 힘들어서 상대방이 저희 회사명을 잘못 기입하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준트레이딩’이나 ‘준트’로 줄여서 부르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정혁준 대표의 외부활동
정혁준 대표의 외부활동

 

Q. 주력서비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의 주력 서비스는 가치를 가진 제품을 발굴하여 한국에 소개하는 것입니다.
-일반 서비스
먼저, 외국의 제품들을 찾아보고 수입여부에 대한 논의를 합니다. 수입이 결정되면 양조장에서 해상운송으로 부산항에 물건을 가져옵니다. 부산항에 도착한 물건은 용인에 있는 냉장 창고로 운송하여 보관합니다. 수입 신고 과정을 거친 후에 물건을 업소에 납품합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수입 및 유통사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하고자 노력합니다. 바로 원산지의 맛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맥주는 와인과 달리 신선할수록 맛있는 제품들이 몇 종류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현재 크래프트 비어 씬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일 중 하나인 IPA(인디아 페일 에일)입니다. 이 제품같은 경우 맥주의 재료 중 하나인 ‘홉’이 강조된 맥주로서 신선하게 마실 때 가장 홉의 캐릭터가 잘 느껴지는 제품이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신선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하여 맥주가 만들어지자마자 수입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기성서비스와의 차별성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 회사가 다른 수입사와 차별화되는 점은 저희는 유명한 맥주보다는 좋은 맥주를 수입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맥주 애호가(이하 맥덕)들 사이에서 유명하고 검증된 양조장의 맥주를 수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수입사의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있는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화재성이 높고, 그로 인해 세일즈 및 마케팅에 드는 비용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맥덕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지 않더라도 가치가 있다면 도전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 저희로 인해서 한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볼 때 원석을 발굴하는 느낌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것이 저희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사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다양성이 없는 시장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습니다. 음식점에서 쉽게 만나는 대부분의 맥주들은 페일 라거 스타일입니다. 페일 라거 스타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는 페일 라거 외에도 100종이 넘는 맥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다양성을 한국 사람들에게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크래프트 비어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같은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자 합니다.

 

Q. 사업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틀에 박힌 무언가가 아닌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니즈는 항상 강하게 있었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크래프트 비어 관련 사업을 하면 제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해준 사건이 발생을 합니다. 지금은 사라진 이태원의 ‘사계’라고 하는 국내 1세대 크래프트 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계에서 일을 하며 맥주에 대한 흥미가 점점 강해지고,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맥주를 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던 와중에 제가 우연한 계기로 미국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가서 당시 수입되고 있지 않던 맥주를 가져와서 사람들과 나누어 마셨는데,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덩달아 행복해지고 ‘이런 맛있는 맥주를 수입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어서 수입사를 설립하기 되었습니다.
 
Q. 정혁준 대표님과 같은 분야에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이 있으시다면?
희망을 드리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부터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많은 분들이 막연히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창업은 쉽지 않습니다. 리스크도 많고요. 그리고 마치 창업이 ‘가슴 뛰는 설레는 일’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대표가 되고 내 회사가 생긴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 아닐 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5년을 버티지 못하는 것처럼 생존 확률이 높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해당 업종에서 아르바이트나 인턴쉽과 같은 경험이 꼭 선행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은 경우는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와 직접 그 산업 안에 있을 때의 온도차가 상당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실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위에 말씀 드린 사계 외에 맥주 수입사에서도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경험을 쌓고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만, 지금 와서 보니 시장에 대해 가졌던 확신이 대부분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맥주 시장의 성장은 예상보다 많이 더뎠고, 새로 유입되는 인구도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업은 매력적입니다. 단순히 사장님이 되는 것 이상으로 큰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사업에서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결정권과 책임감입니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지요. 물론 책임감과 결정권의 무게는 무겁습니다. (개인의 성향의 차이일수는 있으나) 그러나 제 경우에는 스스로 아무런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더욱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 상황에 적응해가는 제 자신도 보기 싫었구요. 그래서 저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사업운영 철학이 있으시다면?
저희 회사의 시작이 친구들의 의기투합이었던 만큼, 제게 어떤 대단한 철학이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제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는 지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창업자분들이 시작할 때는 열정으로 가득차서 시작을 하지만 열정은 조금씩 소모되어 어느 순간 열정이 0에 수렴하는 순간이 오고 더 이상 일에서 열정을 느끼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 초기와 비교해보면 열정은 많이 사그라졌습니다. 다만, 열정의 유무와 별개로 저는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이 점이 지금까지 회사를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지치지 않고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원인은 아마도 ‘딴짓’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열정은 과거의 그것과는 다른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과거의 일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제게 어떤 즐거움도 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딴 짓을 합니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 환경동아리인 ‘KUSEP’과의 연계활동이나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배워서 회사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영상을 올리는 활동 등이 그것입니다. 지속적인 딴짓들이 제가 업무를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에 새로운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옳은 방향성 설정입니다.
열정의 부족이나 기타 이유로 인해 회사 발전의 속력이 느려진다 하여도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제 자신과 회사는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추어 방향 설정을 올바로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토론하며 주기적으로 회사의 방향성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Q. 현 정부나 국회나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거창하게 정부나 국회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불합리한 세금체계가 얼른 변화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국민들에게는 맥주가 다양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취향이 있습니다. 다만, 맥주의 경우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찾을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맥주의 종류가 사실상 페일 라거 1종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기에 다양하게 드셔보시고 본인의 취향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저의 경우처럼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고 눈이 벌쩍 뜨일 수도 있으니까요.
 
Q.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모든 도전하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첫째는 실력입니다. 실력이 없다면 도전도 사업도 그 외의 대부분의 것도 성공적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꼭 실력을 키우는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셨으면 합니다. 둘째는 꾸준함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열정은 언젠가 사그러들게 되어있습니다. 당신의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열정이 아닌 꾸준함이라면 어떠한 도전을 하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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