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밀가루, 메밀, 쌀의 공통점은 차지기 때문에 뭉쳐서 빵, 면, 떡, 묵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뭉치게 하는 성질의 성분들은 정기신혈(正氣神血)을 응집시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먹게 되면 위장과 피부의 주리를 틀어막아 피부와 위장을 두껍게 만들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름진 것을 먹으면 주리(腠理)가 촘촘해져서 양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은 내열을 생기게 한다.” 라고 합니다. 이때 기름진 것은 기름진 고기뿐만 아니라 찰진 음식까지 포함됩니다.
면, 떡, 빵은 인체의 바깥 껍질인 피부를 두텁게 해서 땀이 덜 나게 하고 추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인체의 내부 껍질인 위장 점막을 두텁게 해서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줍니다. 피부와 땀구멍을 막아서 땀이 덜 나게 하고 대변도 변비 성향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체 내부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므로 면과 떡, 빵, 묵은 기본적으로 추운 지역이나 겨울철에 적합한 음식입니다.
약재 | 효능, 주치 |
찹쌀(糯米)-소음인 |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하기 쉽다. 여러 경락을 막히게 하여 팔다리를 잘못 쓰게 하며 풍을 일으키고 기를 동하게 하며 어지러워 졸리게 하므로 많이 먹어서는 안된다. |
찰기장(秫米)-소음인 | 오장의 기운을 막히게 하고 풍을 동하게 하기 때문에 늘 먹어서는 안된다. |
밀가루(小麥麵)-태음인 | 원래는 태음인 약재로 분류되나 통밀이 아닌 정제된 밀가루는 모든 체질을 막론하고 좋지 않다. 밀가루는 열을 몰리게 하고 풍을 동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
메밀(蕎麥)-태양인 | 오랫동안 먹으면 풍이 동하여 머리가 어지럽다. |
이당(飴餹)-소양인 | 많이 먹으면 비풍(脾風)을 동하게 하여 황달이 생기고 뱃속에서 열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대소변이 누래질 수 있다. |
* 체질별로 맞는 곡류를 먹으면 부작용이 덜합니다. 곡류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필요이상을 섭취하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습니다.
* 아토피는 피부가 태선화(苔癬化)되면서 호흡을 못하고 두꺼워 진 것으로, 찰기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 피부가 더 두꺼워져 피부 호흡이 안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됩니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들은 밀가루 음식을 주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 감기나 열병에도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밀가루 음식이 피부를 틀어막아 체온을 더 상승시킵니다. 즉 풍을 동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열병에는 금하는 것이 좋습니다.
* [동의보감]에는 “탁주를 마시고 난 다음에, 면 종류를 먹지 마라.”고 합니다. 술독은 소변이나 땀으로 풀어야 하는데, 면 종류를 먹으면 땀구멍이 막혀 술독을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럽인들은 밀가루 위주의 빵을 많이 먹기 때문에 피부가 두껍고 단단합니다. 중국 북부 사람들과 몽고인들 역시 차진 밀로 만든 면, 빵, 만두를 많이 먹기 때문에 피부가 두텁고 단단합니다. 그렇지만 밀보다 덜 차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일본 사람들은 피부가 그보다는 얇습니다. 푸석푸석한 안남미를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 사람들은 피부가 더 얇습니다.
* 위와 같이 어떤 종류의 곡류를 많이 섭취하느냐의 따라 지금의 내 피부의 두께와 단단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상대적으로 떡, 묵을 많이 먹고 여름철에는 안먹어야겠습니다. 또한 피부가 두껍고 기름기가 많은 사람은 떡, 빵, 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