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세 번째 날
[자유기고]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 세 번째 날
  • 이두용 동기부여 전문기자
  • 승인 2019.02.08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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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금요일은 교통 지옥이다.

#3 세 번째 날

지구 행성 택시 첫 번째 금요일, 불타는 금요일이다.

강남은 5시부터 차가 많아지더니 아예 움직이지를 않는다. 모든 차가 거북이 행진이고 모든 차가 성질이 난 것 같다. 모두 퇴근하는 걸까? 아니면 불금을 보내러 가는 걸까?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도로가 막히니까 지구 행성 택시를 부른 사람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줄줄이 콜 취소를 했다. 나는 도로 중간에서 3차선으로 갔다가 1차선으로 갔다가,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헤매고 있었다. 결국 9시가 지나서야 도로 정체가 풀렸다.

금요일 강남은 교통지옥이다. 누군가 자동차의 빨간색 라이트가 지옥을 연상시켜서 만든 말 같다. 공감이 가는 날이다. 양방향으로 길이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차들이 모두 빨간색이다. 빨간색이 깜박깜박, 다시 깜박깜박.

연말이라 술자리도 많고 회식도 많다. 술을 마신 손님이 유난히 많이 타는 날이다. 내가 20대에 술을 먹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술을 안 마시니까 술 먹은 사람의 냄새를 잘 맡을 수 있다. ”술 먹은 사람 냄새가 이런 거구나“를 느낀다.

나도 술을 먹을 때는 어지간히 먹었다. 한 달 동안 술을 먹어서 43Kg이 된 적이 있었고, 오후 12시부터 오전 12시까지 12시간을 마신 적도 있다. 술을 너무 먹어서 다음 날 아침 전철에서 쓰러질 뻔한 적이 있었고, 집에서 화장실 가다가 기절해서 바닥에 쓰러진 적도 있었다. 이쯤 되면 내가 술을 먹은 것이 아니고 술이 나를 먹은 것이다. 뒤돌아보면 미친 짓이었다.  죽으려고 환장한 거였다.

불금은 좋은 날이다. 5일 동안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날, 이런 날 자신을 불태우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거지. 그런데 너무 무리는 하지 말자. 스트레스 날리다가 자신이 날아갈 수 있다. 영원히. 가장 좋은 불금을 보내는 방법은 가족과 함께 또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술이 나를 먹지 못하도록 하면서.

불타는 금요일, 술 마신 사람들을 가족에게 데려다 주는, 나는 지구 행성 택시 드라이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