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사례로 살펴본 고부갈등 해법, 설연휴 시작...명절증후군 누구를 위한 명절입니까?
[기자칼럼]사례로 살펴본 고부갈등 해법, 설연휴 시작...명절증후군 누구를 위한 명절입니까?
  • 윤슬 고부갈등전문기자
  • 승인 2019.02.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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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엄마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명절전이라는 신호다. 사진:픽사베이

여기저기서 엄마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명절전이라는 신호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은 정말로 불가능한 것일까?

명절증후군에 대해서 지식백과를 찾아봤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장기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 등의 신체적 피로와 성 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산업화 이후 전통적 가족제도가 사라지고 핵가족의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등과 같은 신체적 증상과 피로, 우울, 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이 있다. 명절증후군을 겪는 대상은 대부분 주부였지만, 최근에는 남편, 미취업자, 미혼자, 시어머니 등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제일 첫 줄에 명시되어 있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명절이 곧 스트레스라는 이야기다. 이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이 주부에서 범위가 확대되어, 남편, 미취업자, 미혼자, 시어머니 등등 점점 더 여러 사람이 불편해 지는 명절이 되어 가고 있다.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를 크게 세가지로 본다면, 첫 번째 가사노동 두 번째 장거리운전 세 번째 설교로 나눌 수 있다.

가사노동 스트레스는 이미 너무나도 오랜 시간 주부들이 겪어왔던 스트레스다. 사진:픽사베이

첫 번째 가사노동 스트레스는 이미 너무나도 오랜 시간 주부들이 겪어왔던 스트레스다. 차례상을 준비하고, 차리고, 치우고, 손님맞이 상을 준비하고, 차리고, 치우고 의 무한반복. 그러니 허리 한번 펴기 힘들다.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육체가 힘이 드는데 정신이라고 말짱할까, 당연히 그 원망은 남편에게로 간다. 그렇다면 남편들은 마냥 편한가? 아내눈치, 부모님 눈치에 가시방석이다. 서로 눈치를 주고, 눈치를 받고, 가사노동을 같이하자 권함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척 넘어가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 결국 터지게 되는 것이다. 터지게 된다는 것의 의미는 사소한 갈등이 아니다. 가족의 흔들림, 즉 이혼이라는 가족의 붕괴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명절 가사노동이 결코 주부가 참고 넘어 갈 수 있는 정도의 강도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결국 누구를 위한 명절이라는 말인가? 책 <씹자시댁>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다같이 협동을 해야 할 집안 큰 행사에, 모두 나눠서 같이 일할 생각을 안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지. 다같이 하고 다같이 쉬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다. 명절이라는 좋은 날에, 좋은 마음으로 차례를 올리는데, 모두가 좋아야 좋은 명절이지. 노동 없이, 눈치 없이, 대접만 받길 원하는 사람만 좋은 명절이라면 차라리 명절을 함께 보내지 않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 아닐까?

다같이 일하고 다같이 쉬면 얼마나 좋아! 명절을 간략하게 유연하게 합리적으로!

주부들이 가사노동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면 남편들은 장거리운전 스트레스로 받아 친다. 사진:픽사베이

두 번째 장거리운전. 언제부터인가 주부들이 가사노동 스트레스를 이야기하면 남편들은 장거리운전 스트레스로 받아 친다. 그만큼 남편들도 명절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분명 장거리운전만 힘들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아내의 노동에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직접적으로 같이 할 수 없는 상황. 그렇기에 눈치만 보는 남편들이 ‘나도 힘들다’ 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운전을 하는 사람으로서 장거리운전이 힘들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씹자시댁>에도 나오지만 ‘운전의 강도가 힘드냐, 며느리의 일이 힘드냐 라는 싸움은 의미가 없어, 그냥 차라리 그렇게 싸우기 전에 뭐라도 하나 같이 하려는 게 생산적이지.’

운전도 나눠 하고 가사노동도 나눠 하면 금방 해소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이다.

어쨌든 첫 번째 가사노동과 두 번째 장거리운전의 문제는 결국, 한쪽으로 치우친 노동의 강도가 불합리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해결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나누어 함께 하면 된다. 그럼 좀 더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그야말로 좋은 명절이 되지 않을까?

세 번째 설교다. 아마 가사노동과 장거리운전을 뛰어넘어 압도적인 명절증후군의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픽사베이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설교다. 아마 가사노동과 장거리운전을 뛰어넘어 압도적인 명절증후군의 이유가 될지도 모른다. 덕담이라는 좋은 구실아래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안 그래도 일하랴 눈치 보랴 힘든 시간인데 거기에 비수가 이리저리 내 가슴을 휘젓고 다니니, 마음이 찢기고 구멍이 난다. 한이 맺힌다. 이러니 명절이 지나면 여기저기서 곡 소리가 난다. 사니 마니 가족이 흔들리는 소리가 난다. 결국은 생각 없이 뱉는 내 한마디가, 내 가족들을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덕담이든 조언이든 내가 나한테 해봤을 때 기분 좋을 말들만 하자. 좋은 명절이니까.

이렇듯 명절증후군의 숙제는 어쩌면 금방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다. 살짝 만 바꿔서 생각하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내 며느리는 일해도, 내 아들은 일하면 안 된다' 라고 생각하는 시어머니가 이 글을 본다면 '어머니 남편분과 어머니 아들도 다 같이 일하고, 어머니도 빨리 쉬세요' 라고 말씀 드리고 싶고, 중간에서 어쩔 줄 모르는 남편이 이 글을 본다면, '내 딸이 내 아내와 같은 상황이면 내 사위는 내 딸에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만 생각하면 된다. 딱 한번만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그 한번이 어렵지 한번만 해내고 나면 두 번 세 번은 쉽다. 그리고 날아오는 비수에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명절을 피하라고 말하고 싶다. 굳이 그 비수를 맞고 있지 말라는 말이다. 너무 소중하고 괜찮은 당신이기에 자신을 아끼는 일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바뀌다 보면 언젠가는 명절증후군도 예전엔 그랬었지 하며 지난 일로 안주 삼는 일이 오리라 믿는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을 위해 나부터 그리고 너부터 그리고 우리부터 하나씩 바꿔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