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하는 것은 일이 아니다/사진제공: pixabay
힘들게 하는 것은 일이 아니다./사진제공: pixabay

인사발령이 나고 나면 부서마다 사람이 바뀐다. 때로는 다른 부 서에서 전입되어 온 직원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로 갈등이 빚어지기 도 한다. 어떤 직원은 서로 데려가겠다고 하고, 어떤 직원은 서로 데려가지 않겠다고 한다. 직원이 없어서 직원을 달라고 하다가도 어떤 직원을 보내겠다고 하면 직원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할 테니 까 그 직원은 안 받겠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이것은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평소 자신이 맡은바 소임을 잘해왔던 직원은 누구에게나 환영을 받지만 평소 자신이 맡은바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옆에 있는 직원들을 힘 들게 했던 직원은 누구도 싫어한다. 그런 직원을 받으면 오히려 조 직의 능률이 떨어지고 다른 직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원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일을 잘 못하기 때문에 싫다 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 이외에 요인들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도 한다. 남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생각하 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요즈음은 신규 직원이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많고, 여성들의 대부 분이 젊은 여성이다 보니 몇 년 안에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면 임신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전과는 달리 복지제도도 좋아져 임신을 하면 바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 전에는 임신을 하더 라도 출산할 때쯤 되어서야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출산휴가 3개월을 마치면 출근을 해야 했는데 요즈음은 출산휴가를 마치고 육아휴 직을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핵가족화 되고, 부모도 일 을 해야 하는 시대이다 보니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 그리 고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엄마와의 교감이 중요한 시기이다. 나 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사랑이 형성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육아휴직을 가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을 가게 되면 직원을 배치해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사전에 예 고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자기 육아휴직을 가면 바로 직원을 배치 받 을 수 없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일부 여직원들 중에는 임신이 확인 되면 다음 날 바로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신청하는 직원이 있다. 업 무 인수인계 절차도 없다. 의사가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며 그날로 바로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한다. 미안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관 련 규정에 육아휴직이 가능하니까 육아휴직을 가겠다고 한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는 직원은 짜 증이 날 수밖에 없다.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즈음 젊은 친구들 은 조직이나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자신의 입장만 생 각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힘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업무 라도 인계해주고 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보니 여성팀장들 조차 남성 직원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다보니 아이를 낳는 것만 도 애국하는 일이라고들 말한다.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는데 눈치를 보게 해서는 안 된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 임신을 했을 경우 눈치 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 야 한다. 육아휴직을 가면 바로 인력을 대체해 주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주 5일 근무를 하다 보니 1년에 휴일이 110일 정도 되고, 1년에 휴가일이 20일 정도 된다. 여성공무원에게는 매월 보건 휴가가 보 장되어 있다. 정해진 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나무라고 싶지 않지만 규정상 정해진 휴가를 모두 사용하고 더 이상 사용할 휴가일이 남 아 있지 않으면 연가 대신 병가로 신청하는 직원도 있다. 병가는 연가에서 제외되지 않고 7일 미만이면 진단서도 필요 없으니까 전 날까지 아무 말이 없다가 아침에 전화로 오늘 몸이 안 좋아서 쉬겠 다며 병가를 신청하는 직원이 있다.

법령에서 정해진 범위에서 휴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말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늦게 와야 하고 일찍 퇴근 해야 하는 입장이라면 근무하는 낮 시간만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어떤 직원은 아침 9시에 맞춰 출근하고 6시가 되면 칼 퇴근 하면서 낮에도 열심히 일을 하 지 않는 직원도 있다. 일이 밀려 있든 말든, 옆 사람이 힘들던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 모두가 법에서 정한 권리를 찾아먹겠단다. 이럴 때 이런 사람 옆자리에 앉아서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민원인이 찾아오면 그 직원이 오지 않았으니까 내일 오라고 할 수도 없고, 일이 많으니까 다음에 오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옆자리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그 직원을 대신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다.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힘든 것은 일보다 사람이다. 일의 양이 누 구에게나 똑같을 수는 없다. 때로는 일의 양이 적을 때도 있고, 때 로는 많을 때도 있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업무를 조정하고 도와준다면 설사 일이 많다고 하더라도 힘들지 않다. 다 소 힘이 들더라도 힘든 것을 느끼지 못한다. 어려울 때 서로 도와 주고 격려했던 직원들과는 오랫동안 좋은 관계로 남는다. 어쩔 수 없이 옆에 있는 직원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는 고마워할 줄 알고, 미안해 할 줄 알고, 옆에 있는 직원을 배려할 줄 아는 마 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힘들더라도 마음이 맞으면 힘든 일을 하 면서도 힘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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