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방지] 그림 그리기
[부패방지] 그림 그리기
  • 김운영
  • 승인 2019.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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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기/사진:픽사베이
그림 그리기/사진:픽사베이

예술진흥계장으로 있을 때 여직원들끼리 그림동아리를 구성한다 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도화가는 당시 미술협회 사무국장이었던 김 순겸 화백이라고 했다. 남성은 회원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김 화백에게 나를 회원으로 끼워 주지 않으면 지도해 주지 말라고 했다. 물론 농담으로 한 이야기였지만 나를 회원으로 받아주었다. 회원이 모두 10명 이었는데 그 중에 남자는 나 한 사람이었다.

2006년도에 그림공부를 처음 시작해서 몇 개월 동안에는 4B연 필로 선긋기 연습만 했다. 선긋기 연습만 몇 개월 지속되니까 지루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지루하다고 이야기를 하자 그럼 그릴 그림을 스케치하라고 했다. 연필로 가로로 줄을 긋고, 세로로 줄을 긋고 스케치를 하고, 스케치된 것을 지도 화가에게 검사를 받 아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림물감의 색깔은 다양했지만 원하는 색이 모두 있는 것은 아니 었다.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감을 섞어야 하는데 처음에 는 물감을 섞어도 원하는 색이 나오지 않았다. 색을 칠하면서도 원 근을 나타내기도 어려웠고, 음영을 넣지도 못하니까 그림이 어설펐 다. 그림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파란색이 단순하게 파란색이라고 만 생각했는데 그림을 그려보면서 파란색도 수십까지라는 것을 알 게 되었다. 빛이 들어오는 부분도 그림물감을 섞어서 다양하게 표 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색을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림공부를 시작하며 처음 그린 그림 몇 작품을 연말에 이데아에 서 자선 공연을 할 때 대회의실 앞에 이젤을 놓고 이젤 위에 액자에 끼우지도 않은 그림을 올려놓고 전시회를 갖기로 했다. 전시회가 끝나자 몇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연습실 공 간이 너무 부족하여 가입을 원하는 직원들을 모두 회원으로 받아들 일 수 없었다.

이듬해에는 전시회를 갖기로 하고 한 사람이 최소한 3작품 이상 은 그리자고 했다. 그림 그리는 재주는 없지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잡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색상도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고 전시회를 갖는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었다. 연말에 가서 도록을 만들고 액자에 넣어 전시회다운 전시회 를 처음으로 열었다. 처음에는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전문가의 그 림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그린 그림이라 그런지 직원들은 전문가의 그림보다 더 관심을 가져 주었다. 전시회를 한 번 가진 후에는 다 시 한 번 전시회를 갖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은 그림동아리 단독 전시회를 가졌고 한 번은 서예동아리와 함께 전시회를 가졌다. 금년도에는 시청에 공간이 부족하다고 하여 동아리 방으로 쓰던 공간을 내주고 음악동아리 방으로 옮겼더니 음 악동아리 방은 비만 오면 물이 새어 습기가 차 연습장으로 적당하지 않았다. 다시 여직원 휴게실로 자리를 옮겼으나 그곳도 동아리 연습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림 그리기 연습이 중단되고 말았다.

금년도에는 그림 전시회를 갖기 힘들 듯싶다.

내가 주민자치위원회 프로그램 사업으로 낙서를 하여 지저분한 벽에 벽화를 그리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좋 은 생각이라며 낙서로 지저분한 담장, 술집 벽보가 덕지덕지 붙어 있던 담장에 붙은 벽보를 떼어낸 후에 그라인더로 갈아내고 바탕색 을 칠하고 목감초등학교 윤국재 선생님과 초등학생들이 벽화그리기를 했다.

초등학생들의 그림이니까 수준이 높은 그림은 아니지만 지나가 는 사람들이 좋아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싶다고 하여 그냥 그리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그리게 했더니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그렸지만 일부 학생들이 장난삼아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일부 장난삼아 그린 그림은 지우고 새로 그릴 그림의 안을 보고 주 말마다 조금씩 수정해 나갔다.

그리고 목감초등학교 윤국재 선생님과 아파트 담장에 가족들이 함께 그리는 것을 추진하기로 하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참가 신청 을 받았더니 하루 만에 64가족이 신청하여 하루 만에 접수를 마감 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초등학생들만 그릴 때 보다 가족이 함께 그리니까 그림에 정성을 더 쏟았다.

아직도 그림 감상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그림동아리 활동을 하면 서 몇 번 전시회에도 가보고 하면서 그림과 조금은 친숙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동아리 활동이 중단되면서 사무실에서 혼자라도 그림을 그려 보 려고 그림도구들을 구입했지만 사무실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는 게 쉽지는 않다. 시간이 날 때 꺼내어 그려 보지만 사무실 냉장고에 냉동실이 없다보니 금방 굳어져서 물감만 낭비하는 것 같다. 이제 대학원에 등록을 했으니 2년간은 그림그리기에 참여하기 쉽지 않을 듯싶다.

노년이 되어 할 일이 없을 때 베개나 베고 누워 있거나 화투를 가 지고 노는 것 보다는 붓을 들고 풍경이나 내가 좋아하는 장면을 그 려 보는 것이 얼마나 좋을까. 노년을 위해서도 그림공부를 열심히 해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