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소각로 업무를 담당하며/사진:픽사베이
소형소각로 업무를 담당하며/사진:픽사베이

정왕동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정왕동이 시화공단과 인접되어 있 어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많이 시달린다. 서울에서 악취 민원 에 시달리던 기업체들이 시화공단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폐기물 소 각업체, 폐지재활용업체, 염색단지, 화학단지는 악취를 발생시킨 다. 당시에는 국가에서 소형소각로를 장려했었고 중소기업체에서 는 공장마다 소형소각로를 설치하고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소형소각로에 처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악취의 주범 중에 하나로 소형소각로를 지목했다.

당시 시화공단에 217개의 소형소각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소형소 각로 운영실태 일제 점검을 실시했더니 상당수의 소각로가 정상 가 동되지 않고 있었다. 1차 구두로 일정한 기간을 주어 정상 가동되도 록 수리하라고 했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더니 대부분의 업체가 시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다시 일제점검을 실시해서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하여는 과태 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업체에 소문이 퍼져 공무원이 근무하는 낮에는 소각로를 가동하지 않다가 공무원이 퇴근하는 밤 에만 소각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부터는 매일 저녁 밤늦게까지 소형소각로 가동여부를 확 인했고, 가동하는 업체에 대하여는 정상 가동하는지를 확인했다. 정상 가동하지 않는 업체에 대하여는 확인서를 받아 예외 없이 과태료를 부과했다. 소형소각로 점검을 주야로 강화하니까 일부 업체 에서는 소형소각로를 가동하지 않고 사업장 폐기물을 환경업체에 위탁처리하기 시작했다.

정왕동 지역에는 악취관련 민원이 많아 환경감시 초소를 운영했 다. 저기압일 때는 악취가 더 심했고 민원도 많았다. 어느 날 환경 감시 초소에 근무하고 있을 때 밤 12시쯤 악취가 너무 심하다며 주 부들이 몰려왔다. 소형소각로 때문에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데 소형 소각로 단속을 하지 않고 뭐하느냐고 항의했다. 그럼 함께 확인해 보자며 내가 봉고차를 운전하고 주부들이 악취가 발생한다고 지적 하는 업체마다 방문하여 소형소각로에서 발생하는지 여부를 확인 하기 시작했다.

주부들이 소형소각로라고 지적한 업체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면 소형소각로가 아니라 모두 보일러였다. 주부들은 굴뚝에서 연기가 난다고 무조건 소형소각로라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들어가 확인해 보니 소형소각로가 아니라 모두 보일러였던 것이다. 다섯 업체를 확인하더니 주부들 중에 이제 집으로 가자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악취를 막기 위해서는 밤새도록 돌아다닐 각오가 되어 있으 니까 악취를 발생하는 소형소각로를 함께 단속하자고 했다. 주부 들이 차를 돌려 돌아가자고 해도 내가 차를 돌리지 않으니까 업체 에 확인하러 들어간 사이에 차에서 내려 업체로 들어가지 않고 몰 래 한 명 한 명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거의 다 가버리 고 한 두 명만 남았다.

단속을 강화하여 지금은 시화공단에 소형소각로가 다 없어졌 다. 처음에는 국가에서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설치했던 소형소각 로가 정상적으로 가동을 해도 850℃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 다. 850℃ 이상에서 소각되어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보조연료를 사용하면서 정상적으로 가동을 해도 850℃에 도달하지 못하는 소형소각로를 설치하라고 보조금까지 지 급했다가 악취가 발생한다고, 850℃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비정상 가동을 한다고 단속을 하고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업체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소형소각로를 철거를 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나는 산업발전도 중요하지만 환경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 로 업체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오겠지만 소형소각로 단속을 강화했고 그로 인하여 결국은 시화공단에 소형소각로가 모두 사라 지게 되었다.

소형소각로 단속을 강화하면서 너무 심하게 단속을 한다는 이야 기를 들었다. 적당히 봐 달라며 돈을 내미는 기업체도 있었지만 돈 을 받고 봐 주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단속을 하면서 비 정상 가동하는 업체를 적발하면 때로는 환경운동을 한다고 하는 사 람들이 봐주라고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환경을 사랑한다. 그리고 환경오염이 언제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는 모르지만 분명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을 안다. 봐 달라 고 압력을 가해오는 업체에는 더 엄격하게 처리를 했고 그냥 대충 넘어가지 않았다.

못 본체 적당히 눈감아버리면 욕을 먹지 않아도 되고 편하다. 나 는 편하기 위해서 공직을 택한 것이 아니다. 내게 맡겨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인 듯싶다.

소형소각로를 운영했던 업체에게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것이 환경을 오염하는 원인이 된다면 운영하지 않는 것이 맞다. 그 때는 단속을 하며 힘들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속을 강화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투데이 관리계정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