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행태 개선 /사진:픽사베이
사회복지시설 행태 개선 /사진:픽사베이

사회복지과로 발령받으면서 이제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심으로 기쁘게 생각했다. 그동안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선하고 좋은 일만 하는 훌륭한 사람들로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도 언젠가는 어 려운 이웃을 돕고 싶었기에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는 어려운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 을 보면서 왜 저 사람들은 젊어서 노년을 준비하지 못하고 저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자식도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려운 사람들 중에는 젊었을 때 자신들의 방탕한 생활과 준비 없는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스스로 자초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최소한도 남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도움을 받으며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직장을 다닌다고 하더라도 정년이 있고, 사업을 하더라도 늙으면 더 이상 하기가 어렵게 되는데 일을 할 수 있을 때 노년을 준비를 해야 하는 데 그들은 왜 준비를 하지 못했을까?

공직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이때까지 가는 부서마다 근무했던 부 서에 일한 흔적을 남기고 왔는데 이곳에서는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할까 생각하며 업무에 임했다. 업무는 사회복지 전공을 한 직원들 이 하고 있고 저마다 그 분야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으 니 일은 직원들에게 맡기고 나는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어떤 흔적을 남겨야 하는지 할 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서도 내가 해 야 할 역할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 역할을 주저하지 말고 해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던 차에 모 종합사회복지관과 업무상 마찰이 생겨 부딪치게 되었다. 사회복지법인 관계자가 시의 보조금을 마치 자기가 마음대 로 써도 되는 돈인 양 생각하고 있었다. 보조금을 사용하면 정산보 고를 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정산보고를 요구하는데 관련 자료 제출에 협조해주지 않는 것이었다.

시의 보조금으로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는 시설장이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뭔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것만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생각 으로 바로 잡는 절차를 진행했다.

모 사회복지관의 회계질서를 바로잡겠다고 했을 때 시청 간부공 무원, 시청 출입기자, 시의원까지도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 시설 장을 이겨낼 사람은 시청에 아무도 없다고 했다. 나는 그들에게 내 가 바로 잡겠다고 했고 바로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 시설장은 시장과 시의원 등의 보호 아닌 보호를 받았던 탓인 지 실무자의 말이나 담당계장의 말은 듣지도 않고 무시하기가 예사 였다. 무슨 일을 하던 담당자나 담당계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시장 실을 찾아가고 시장실에서 담당계장이나 담당자를 부른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앞으로 그 시설 에 요구할 것이 있으면 말로 하지 말고 문서로 하고, 문서는 반드 시 등기우편으로 보내도록 했다.

보조금으로 건축한 건물은 사업이 종료되면 시에 귀속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귀속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고, 보조금 사업이 종 료되면 정산보고를 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정산보고를 거부하는 등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정산검사를 하려고 사 회복지관을 방문하여 보조금 집행 관련서류를 제시하라고 했지만 이를 거부하는 것까지는 참겠는데 욕설까지 퍼붓는 등 행패까지 부 리는 것은 정말로 참기가 어려웠다. 문서를 등기우편으로 보내면서 몇 차례 관련서류를 제출하도록 독촉해도 관련 서류 제출을 거부했 다. 끝까지 관련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결국 고발조치했다.

사회복지관 지도·점검을 실시해 보니 단순하게 몰라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을 여러 사례들에 서 볼 수 있었다. 과거에도 이러한 일이 지속되어 왔을 텐데 왜 이 때까지 지적되지 않고 지속되어 왔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잘못 된 사항들이 발견되면 가능하면 문서로 지적하고 시정해 나가려고 했다. 시의 방침을 따라주지 않으면 보조금 지급을 중지하는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해서라도 잘못된 것들은 하나하나 고쳐 가려고 했 다. 그래서 보다 투명하고 양심적인 운영이 되도록 하고 자격이 없 는 사람은 사회복지 사업에서 손을 떼도록 할 방침이었다.

이때가지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좋은 사람으로만 보아 왔고 선한 양으로만 보아왔는데 실제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면 서 겪어보니까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사람 중에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을 이따금 볼 수 있었다.

시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보육시설이 보조금 사용실태를 점검한 다고 하니까 시설장 수십 명이 시청으로 집단으로 몰려와서 점검을 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인가되지 않은 시설을 운영하 면서 후원금을 받아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나 이면에는 불쌍한 사람들을 이용 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회복지사업이 보다 투 명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 사업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사명감을 갖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 하며 일하고 있다. 개중에 몇 사람이 불쌍한 사람들을 이용해 자기 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선량하게 사회복지시설 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복 지시설에 불신이 쌓이게 되면 남을 돕는 후원자들이 보람을 갖기 어렵고 후원하고자 하는 의욕이 시들해지기 쉽다.

세상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일부인 “양의 탈을 쓴 이리들”때문에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 이를 막 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이나 후원을 해주는 후원자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

후원자 중에 어떤 사람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밝히기를 거부하 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선행이 누구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 는다고 한다. 이름이라도 알려 달라고 하면 작은 일을 한 것인데 남에게 알려지는 것이 싫단다.

후원하면서 후원자를 밝히지 않을 경우 후원금을 후원자가 의도 한 대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 선한 양의 탈을 쓴 이리는 이런 것 을 악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양의 탈 을 쓴 이리는 겉으로는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천사인양 행동하지 만 실제로는 불쌍한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 익을 추구하지만 일반인들이 그것을 알기는 어렵다.

사회복지과로 발령을 받기 전까지는 나도 그것을 전혀 몰랐다. 양의 탈을 쓴 이리들을 보면서 내가 할 일 중에 하나가 양의 탈을 쓴 이리가 천사인양 행세하면서 보조금을 마치 자신의 돈인 양 마 구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가되지 않은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후원금의 사용내역을 공개 하게 할 필요가 있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지원해 주지 않 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때로 다른 사람이 모르게 돕고 싶어 무명으로 후원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명으로 얼마 를 후원했는지 후원금 내역을 공개하여 자신이 후원하는 후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후 원금의 사용내역이 공개되고 투명하게 운영되면 후원자가 시설에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도 알게 되고 왜 후원을 해야 하는지 그 필 요성도 느끼게 하여 후원금을 납부하는 보람도 느끼게 될 것이다.

후원금을 납부하면서 자기가 납부한 후원금이 정말로 어려운 사 람에게 쓰였는지도 모르고 후에 그것이 양의 탈을 쓴 이리에게 간 것을 알게 된다면 다음에는 후원금 납부를 거부하거나 후원하기를 주저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자기가 납부한 후원금이 정말로 어려 운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 후원하는 보람 도 갖게 되고 앞으로 여건이 되는 한 지속적으로 남을 돕는데 주저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업무 중에 하나가 모 종합사회복지관과 관련하여 과거 단추가 잘못 꼬여 시설에 끌려 다니는 행정을 더 이상 하지 않 도록 바로 잡는 일이었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바로잡기는 해야겠 는데 과거부터 잘못된 것인지라 금방 바로잡기가 쉽지 않았다. 하 지만 꼭 바로 잡아야 했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였다.

내가 사회복지과로 발령을 받았을 때에는 모 사회복지관 별관을 증축하고 이미 공사가 완료되어 법인 소유로 등기된 건물의 소유권 을 시흥시로 넘겨받아야 하는데 넘겨주지 않고 있었다. 보조금 정 산에 필요한 자료를 넘겨받아 정산검사를 실시하려고 했으나 담당 공무원에게 욕을 해대며 관련 서류의 제출을 끝까지 거부했다.

사회복지과로 발령 받기 전에는 사회복지관장은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선량한 사람으로만 생각해 왔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럽게 생각 했다. 거기다가 목사님이 시설을 운영하면 얼마나 잘 운영할까 하 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막상 사회복지업무를 담당하면서 사회복 지 사업을 하는 시설장과 부딪치며 실상을 알고 보니 사회복지라는 양의 탈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당초 사회복지관을 건립할 때 원칙을 무시하고 정치적인 면이 작 용되다 보니 직원들이 감히 원칙을 주장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회 복지법인 소유 토지에 시 소유의 건물을 지으면서 잘못된 행정은 시작되었다. 사회복지 법인 소유의 토지에 사회복지관을 건축하다 보니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법인에 위탁운영을 맡길 수밖에 없었 다. 단추를 잘못 끼우는 행정을 하다 보니 그 사회복지 법인에서 요구하는 대로 행정이 끌려 갈 수밖에 없었다. 잘못된 것인 줄 알 면서도 바로 잡으려고 하기 보다는 법인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 다 니기만 한 것이다.

시설장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나 계장은 상대도 하지 않 고 시장실로 가면 시장은 시장실로 직원을 부르기가 일쑤였다고 한 다. 직원들은 그런 분위기에서 어느 누가 감히 바른 말을 할 수 있 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보지 않는다.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바로 잡으려고 해야 하는데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랬던지 정산검사를 한다고 했을 때도 거부하거나 막말 을 해대기가 일쑤였다. 나는 말로 싸움을 하고 언성을 높이기보다 는 문서로 자료를 요구했다. 문서를 보낼 때는 등기우편으로 발송 했다. 몇 번이나 서면으로 관련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했음에도 계 속 자료제출을 거부하여 마지막으로 그 시설에 3회에 걸쳐 보조금 정산보고를 요구했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아 부득이 앞으로 보조금 교부를 중지하겠다고 공문을 발송했다. 그랬더니 그동안 자료제출 을 거부하던 시설장이 요구한 자료의 일부만 제출하고 나머지 서류 제출은 거절했다. 계속 공문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 했다. 몇 차례 자료제출을 요구해도 자료제출 하지 않았고 증축건 물을 확인하러 점검을 나갔다가 시설에 감금당하는 일까지 당했다. 다른 해결방법이 없다고 판단되어 결국, 고발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사회복지관의 운영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것에 대해서 그동안 시에서 너무 방치해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소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계질서는 바로 잡을 필요가 있었 다. 시설장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시장실에 가서 뭐라고 했는 지 몰라도 밤 11시가 넘어 시장실로 두 차례나 불려갔다. 시장실에 갔더니 도청에 근무했었다는 사람이 와서 있었다. 내가 정산검사를 한 것도, 지도점검을 해서 잘못을 지적한 것도 잘못되었다는 것이었 다. 적당히 봐야지 너무 깊게 들여다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번 에 고발조치한 것도 잘못한 것이라는 것이다. 고발했던 것을 취하하 라고 종용하는 것이었다. 끝까지 고발 건에 대해 취하하기를 거부했 고 그의 뜻을 따를 수가 없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았다.

그 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시설을 운영하는 법인 측에서 나를 다른 곳으로 보내라고 시장님에게 요구를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도 시장님이 나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았던 것은 내게 그 일을 마무 리하라는 의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3년간 위탁기간이 종료되는데 위탁기간을 연장해 줄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가 대두 되었다. 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법 인에게 과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하는 이유로 계속 끌려 다니 며 위탁을 줄 수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과거에 모 법인소유의 토지에 시 소유의 건축물인 사회복지관을 건립하고 위탁을 주는 것으로 협약서를 작성한 것이 문제다. 이때 부터 공무원들이 시설장에게 끌려 다니기 시작했는데 모 법인에 사 회복지관 운영을 위탁하지 않으면 시장실에 와서 난리를 칠 것이 걱정이 되었던지 시장님도 재 위탁을 주는 쪽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과거에 모 법인에 영구위탁을 주는 것으로 협약서를 썼다고 하더 라도, 또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며 모 법인에 수의계약 형식의 재 위탁은 절대로 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더니 그러면 심사를 거쳐서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되는 대 로 따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럼 심사를 하는 것으로 추진하되 재 위탁신청서를 제출하여 심 사를 하게 되면 현재까지 일어났던 일을 모두 심사위원회에 보고하 고 평가서는 무기명으로 하지 않고 실명으로 하겠다고 했다. 심사 위원회에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설명해 주면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주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법에는 동의를 했다.

그리고는 재 위탁 여부 심사를 거쳐 결정을 할 테니까 필요한 서 류를 제출해 줄 것을 문서로 요구했으나 과거에 작성한 협약서에 의해 시에서 위탁운영자를 바꿀 수 없다며 끝까지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서류를 제출하지 하지 않으며 협약서에 의해 위탁운영자를 바꿀 수 없다고만 주장하여 공모를 통하여 위탁 운영자를 모집하여 위탁 운영자를 바꿨다.

직원들은 다들 다른 법인에 위탁하면 이때까지 운영해 왔던 모 법인에서 사회복지관 운영을 방해하여 장기간 사회복지관이 운영 되지 못할 것이라며 걱정을 했다. 그러나 나는 걱정을 하지 않았 다. 만일 방해를 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를 하면 된다는 생각 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막상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니까 그렇게 난리를 치고 힘들게 하던 시설장과 시설장의 부인도 강하게 나오지 못했다.

위탁기간이 종료되는 날 과장님과 모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가 운영기간이 종료되니까 다음 날 업무를 인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 날 새로 위탁운영자로 결정된 사회복지법인 관계자와 함께 업 무를 인수 받으러 갔더니 난리를 치며 인계하기를 거절했다. 그날 은 그냥 돌아왔고 예정했던 여름휴가를 떠났다.

휴가를 갔다가 오니 그날 인계를 해 주기로 했다고 하여 담당자 와 함께 인계인수를 하는데 입회하려고 갔더니 새로 위탁운영자로 결정된 법인에는 인계를 해 줄 수 없고 시청에 업무를 인계해 줄 테 니 법인에는 시에서 인계를 해주라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인 계를 받았다. 부딪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인계인수서만 교환 하고 물품이나 서류 등을 하나하나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음 날 새로 위탁운영자로 선정된 법인에 업무인계를 해주고는 모 법인과 과거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으로 인해 시청이 시설에 끌려 다녀야만 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모두 윗사람의 눈치를 보며 시설장이 난리치는 것이 두려워 원칙 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 몇 년 동안 공무원들이 끌려 다녀야 했던 것이 못내 안타깝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진작 질서를 잡았더라면 행정의 권위도 세우고 많은 공무원들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 는 생각을 하며 지난 2년을 회상해 보니 왠지 씁쓸했다. 조금 힘들 기는 했지만 원칙을 고수하며 잘못 꿰어진 단추를 바로 꿸 수 있는 길을 열었고, 더 이상은 공무원들이 끌려 다니며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좀 힘들었지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 사회복지관 회계감사를 나가서 회계서류를 검토해 보니까 간 이영수증으로 처리한 것이 많아서 구입처마다 찾아가서 물건을 구 입했더니 모두 전자영수증을 발급해 줬다. 그런데 복지관 회계서 류에는 왜 간이영수증이 붙어 있냐고 물었더니 그 복지관에서 간이 영수증을 달라고 해서 줬고 그 금액을 입금해주면 차액은 현금으로 돌려준다고 했다. 다시 감사장으로 돌아와서 왜 간이영수증을 첨부 했느냐고 물었더니 그 점포에서는 전자영수증을 사용하지 않아서 간이영수증을 사용했단다. 내가 그 점포에서 받아온 전자영수증을 내미니까 아무 말도 못했다. 그 후로 그 복지관에서는 시청 인사발 령만 있으면 김운영 계장은 다른 부서로 안 갔느냐고 물어 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 사회복지관에 런닝머신 앞에 모니터를 새 것으로 구매한 것으 로 되어 있어 관련 서류를 복사하여 구입처인 서울 청계천으로 갔다. 그 가계는 중고품만 취급하는데 모니터를 찾으려고 했으나 보 이지 않았다. 주인에게 모니터를 구입하러 왔다고 했더니 자신들은 모니터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갖고 간 서류를 보여주며 이곳 에서 구입했다고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친구가 근처 에서 장사를 하는데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빌려달라고 하여 빌려줬 다고 한다. 그 업소를 같이 가보자고 했다. 그 업소에는 중고 모니 터만 있어서 새것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자신들은 중고제품 만 취급하지 새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갖고 간 서류를 보여주며 여기서 새 제품을 구입했다고 되어있는데 어떻게 된 것이 냐고 물었더니 그때 그 사람들이 와서 새 제품을 산 것처럼 해주면 그 금액을 입금시켜 줄 테니까 차액은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해서 돌려주었다고 한다.

사회복지관에 근무한 후부터는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사람을 일 단 의심의 눈으로 보게 된다. 사회복지과에 근무하지 않았더라면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색안경 쓰지 않고 볼 수 있었을 텐 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사회복지관 회계질서를 바로 잡는 것을 시청 간부공무원도 못한 다고 했고, 시청 출입기자들도 불가능하다고 했고, 시의원들도 못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직원들은 정산보고를 하지 않으면 전화를 해서 사정을 했지만 나는 공문으로 요구했고, 공문을 등기로 보낸 것밖에 없다. 불가능한 것은 없다. 갈등을 빚기 싫어서 피하는 것이지 불가능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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