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터뷰]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 조우관 작가,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
[저자인터뷰]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 조우관 작가,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
  • 최창호
  • 승인 2019.01.07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정한 비극은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자기 자신을 죽은 사람처럼 내버려두는 것에 있다.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 조우관 작가

Q: 안녕하세요! 조우관 작가님 반갑습니다. 먼저 ‘도전하는 사람을 위한 신문’ 한국투데이 독자들에게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작가이자 ‘더커리어스쿨’ 대표 조우관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직업상담사와 커리어컨설턴트로 일해 왔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해 3월 초에 <엄마 말고 나로 살기>라는 책을 출간하게 됐어요. 그리고 지난 달에는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고요. 요즘은 강연과 감정코칭클래스를 통해서도 여러 어머니들이나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Q: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 어떤 책 인지 궁금합니다. 독자분들에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꿈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현실을 먼저 생각하면서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앞으로의 장래성이 더 큰 직장에 들어갈 것을 조언해도 당장에 돈을 더 많이 주는 직장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하나의 골대(공무원시험)를 향해 수 만 명의 청춘들이 목숨 걸고 달려가는 현실이 비통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들이 알고 있는 직업의 범위가 아주 좁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알았던 것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직업의 한계가 더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됐죠. 자신이 원하던 직업을 갖지 못 했거나, 찾지 못했을 때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한때는 문제아였고, 왕따였고, 소심한 소녀들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그리고 잘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녀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갔으면 바라게 됐어요.

여전히 여성이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자신의 일을 끝까지 고집스럽게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사실, 언니들의 이야기지만 남학생들이 읽어도 손색없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의 태도와 직업의 가치, 나아가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도 있구나 배우게 될 테니까요.

Q: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저도 20대까지는 패배자 그 자체였어요. 청춘의 때는 고뇌하고 쓰러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가난한 것도, 실패한 것도 인생의 패배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꿈이 없다고 믿는 것, 꿈이 어떤 것도 가져다주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패배자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20대에 고시공부를 했지만, 고시에 실패하고 말았거든요. 하지만 또다른 꿈인 작가의 꿈을 이뤘잖아요. 하나의 실패가 가면 다른 성취가 온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때론 그 실패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는 것을요. 행정고시에 합격했더라면, 저는 지금쯤 정말 재미없는 공무원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겠죠. 그때 공부했던 많은 것들이 제 지식의 근원이자 삶의 자양분이 됐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지금의 실패가 끝이 아니라는 것, 꿈을 찾지 못하고 있대도 운명과도 같은 꿈이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백설공주가 독사과를 먹고 죽는 장면이 동화의 끝이 아니듯 우리의 인생은 지금이라는 시간이 절대 끝이 아니라는 것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Q: 첫 책 ‘엄마 말고 나로 살기’,두번째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기와 세번째 책을 준비 중이신데요 작가로의 삶을 선택한 계기와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시다면?

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많았어요. 그 상처를 꽁꽁 싸매고 있다가 엄마가 되고 보니, 모든 상처들이 순식간에 튀어나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판도라의 상자에서 아무 불행이나 마구 튀어나왔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무리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고 위로를 받아도 채워지지 않는 틈들이 저를 막 빨아들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슬픔을 멀리 떨어뜨려놓는 방법이었어요. 글 안에서만 슬픔의 역사가 살아 숨 쉬게 하려고요.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 신청을 하고 작가 승인이 나자마자 그 동안 지어놓았던 시를 올리기 시작했어요.

저의 시와 글을 좋아해주시는 구독자들이 늘어가고, 브런치나 다음, 카톡채널 등에 제 글이 실리면서 책을 낸 작가로 정식으로 등단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다행히 첫 원고를 마음에 들어하는 출판사를 만나게 됐고, 그때 <엄마 말고 나로 살기>가 출간되었어요.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만 해도 작가로서 살 거라고는 생각지 못 했는데,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나 딱 그 꿈이 이뤄지게 됐네요.

저는 작가로서의 꿈이 있습니다. 저의 글을 통해서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 단 한 사람이라도 공감하고, 마음에 감동이 일어 살아보자고 다짐하게 되는 것, 그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이라도 살리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세상에는 자신의 기술로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마음과 마음이 이어졌을 때 영혼과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조우관 작가가 강연을 진행중이다. 

Q: 10여년간 진로 및 취업분야에서 상담사와 컨설턴트로 활동해 오시다가 작가로 강연가로 삶의 변화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각 때와 시기, 형편에 맞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편입니다. 고시에 실패하고 나서, 20대에 잠깐 대학 취업정보실에서 근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고요. 결혼 후에 작가의 꿈을 발견하게 된 거고요.

어렸을 때부터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거나 공연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작가가 된 이후에는 강연가로서의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하게 됐어요. 앞으로는 사업에도 조금 더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사실, 지금도 하고 싶은 것들이 다양합니다.

라디오 DJ도 하고 싶고, 방송인도 되고 싶고요. 정치활동이나 시민운동도 하고 싶고요. 많은 것들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저는 한 곳에 머물러 있기보다 끊임없이 흘러가고 싶어요. 생존으로서의 삶이 아닌, 삶으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해요~

Q: 커리어가 끊긴 분들에게 개별 컨설팅으로 직업을 찾는 일을 도와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굼합니다.

우선, 직업흥미검사 등을 실행하거나 상담을 통해 어떤 일들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이 있는지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 후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컨설팅과 첨삭의 과정을 거쳐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직접 지원을 해 보게 합니다. 요즘은 대학에 들어갈 때도 자기소개서를 써야하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의 자기소개서도 봐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교육과정 추천을 통해 전문가로서 포지셔닝할 수 있게 해드리는 편이고요.

제 2의 직업을 찾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하거든요. 청춘일 때야 이런저런 일에 도전해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년이 지나면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까, 더 확실한 직업을 선택해야 하죠. 그런데 실상은 많은 분들 특히, 어머니들은 돈을 투자하기를 꺼릴 때가 많아서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에게 컨설팅을 받든,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교육을 받든 모든 것에는 시간과 금전적인 요소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시는 것이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Q: 출판이후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작가가 되고나서 재미있는 느낌이 든 적이 있어요. 저는 그대로의 저이고, 제가 쓰는 글, 제가 하는 말도 모두 그대로의 저인 채 변함이 없는데,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반응들은 책을 출간하기 전과 후가 극명하게 다르더라고요. 그 전까진 웬 쭉정이가 하는 말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작가가 하는 말이니까 사람들에겐 달리 들리나 보더라고요.

그것이 참 재미있게 느껴진 적이 있어서 남편에게 웃으면서 말했던 적이 있네요. 권위라는 것은 사람에게 붙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앞에 달린 타이틀에 붙여질 때가 많으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겠다 싶어요.

Q. 2019년 강연을 준비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강연이고 강연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궁굼합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것들이 강연의 주제입니다. 제 책을 기반으로 해서 강연이 보통 이뤄지지만, 실은 그 모든 내용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 기반하고 있거든요. 직업을 찾아 헤매는 사람, 꿈을 찾지 못했거나 꿈을 이루지 못 해 힘든 사람들, 앞날이 두려운 사람들 우리는 모두 힘듦 가운데 살아갑니다. 서로의 힘든 것을 나누는 자리이고, 너의 이야기를,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입니다.

저 또한 저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놓는 자리이고요. 그렇게 서로에게 꺼내놓고 드디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공간, ‘남들도 나처럼 모두 힘들구나’하는 위로 하나 가져가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공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의 꿈이 궁금합니다.

저는 작가인 제가 좋습니다. 글을 쓰는 것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작가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쓰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책을 그리고 많이 읽히는 책을 내고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목표이자 꿈입니다. 제 이름만으로도 믿고 읽는 책, 제 이름만으로도 믿고 듣는 강연 이것이야말로 가장 보람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Q: 작가님의 책 중 작가님이 선정한 책속 한 구절 소개와 해당 구절의 의미에 대하여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진정한 비극은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자기 자신을 죽은 사람처럼 내버려두는 것에 있다” <엄마 말고 나로 살기> 中

저는 엄마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죽은 채 살아가는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20세기에 희생을 암묵적으로 혹은 명시적으로 강요당하던 엄마들과 별로 다를 바 없이 21세기의 엄마들도 그럴 때가 많죠.

그러면서도 ‘맘충’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모성이 지극히 조롱당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요. 오히려 오늘날의 엄마들은 그 옛날의 엄마들보다 자신들의 포지셔닝에 지극한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너무 희생적이면 너를 찾으라 말하고, 나를 찾으면 엄마도 아니라고 말하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말이에요.

단절과 고립에서 그림자의 삶을 살고 있는 엄마들도 여전하고요. 그것이 저는 비극처럼 느껴졌어요. 결혼이라는 것이 아직까지도 남성에게는 남자를 사람답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로 작용할 때가 많은데, 여성에게는 그림자로서의 삶을 살게 하는 계기가 돼버리고 마니까요. 그래서 죽기 전에는 죽지 말자고 말하고 싶었어요. 살아있지만 죽은 영혼으로 사는 것은 죽은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이 아닐까요.

 

“어떤 일을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일 좀 하는 언니들 이야기> 中

20대에 직업을 선택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내가 그 일을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느냐였고, 그것을 선택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였어요.

20대 가장 팔팔한 나이에 먼 훗날 늙어서까지를 염두에 둔 선택이 얼마나 불행한 걸까요.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해봐야 해요. 그것이 잘된 선택이든, 잘못된 선택이든 상관없이 많은 경험을 하고 또 많은 실패도 해보고, 많은 성취도 해보고요. 지금 당장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는 순간에도 그 선택이 종국에는 나에게 좋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고, 지금은 초라한 직업이라도 그것이 큰 일로 이어질 수 있기도 하고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강박이 아예 선택조차 하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그런 강박에서 벗어날 때 우리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신 나는 삶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Q: 현 정부나 국회에 사회에 작가로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함께 살아가는 것에 소망을 품는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온통의 문제들이 저는 공동체가 무너진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네 아이도 내 아이처럼, 내 아이도 네 아이처럼 대하던 시절이 있었죠. 우리가 잃어버리면서 사는 것이 어떤 걸까요.

아이들은 아이들처럼 동네에서 맘껏 뛰어 놀고, 청년은 청년의 때에 누릴 수 있는 낭만을 마음껏 누리며 사색하고 번뇌하는 자유를 탐하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이 아닌가요. 초등학생이었을 때부터 치열하게 경쟁하고, 누군가는 창문에서 뛰어내리고, 누군가는 친구에게 맞아죽는 것, 잔디밭에 누워 낭만을 즐기고, 토론하고, 시를 읽고, 사회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대학생들이 취업전쟁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사회 전체의 불행을 대변합니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현재하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이길 바랍니다. 함께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사회였으면 합니다. 두 번 째 책에서 ‘별이 사라지는 것만큼의 낭만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라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성이 난 채로 서로의 낭만을 뺏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온 나라가 분노로 들끓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Q: 기타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을 읽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내내 아쉬웠는데, 작가가 된 후에는 그것이 더 피부로 느껴집니다. 커피 한 잔 값 정도밖에 하지 않는 책들도 많은데,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은 아깝지 않아도 내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에는 주저하는 모습들이 짠하기도 하고요.

책을 읽으면서 사유하고 사색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듭니다. 그 안에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생각해야 하니까요. 어쩌면 경쟁에 치여 다른 데 에너지를 쏟지 않으려는 자기보호본능의 발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많은 분들의 안식처이자 위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