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모임 /사진:픽사베이
들국화 모임 /사진:픽사베이

1976년 고등학교 3학년 때 함께 교정을 걸어 나오던 동기생 친구 6명이 모임을 만들자며 시작한 모임이 들국화 모임이다. 교정을 걸 어 나오던 친구 6명과 추가로 4명을 더해서 처음에는 회원 10명으 로 모임을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영, 승의, 영섭, 인복 이는 진학했고 다른 친구들은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모 임을 갖게 되면 차를 한 잔 마시거나 식사를 해야 하는데 돈이 필요 했다. 한 번 만나는 것이라면 누가 내면 되는데 매번 한 사람이 계 산하기는 부담스러워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은 회비를 납부하고 학 생들은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쓰는 입장이니 회비를 면제시켜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삼 년 후에는 군에 입대해야하는 나이라 모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잠시 모임을 갖지 못하다가 군 에서 제대하고 다시 들국화 모임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 다. 친구들 대부분이 서울에 살고 있어 주로 서울에서 모임을 가졌 다. 내가 총무 역할을 맡아서 회비를 받아서 관리해야 하는데 모임 에 참석하지 않는 친구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어떤 친구는 회비 미 납액이 많이 늘어났다. 회비를 내는 사람과 참석하지 않아 회비를 88 원칙을 지켰더니 해결되더라 1부 오늘을 있게 한 어제 89 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회비관리 가 쉽지 않았다. 총 무를 보게 되면 회비 를 받아야 하는데 돈 을 달라고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밀린 회비를 모두 탕 감하며 친구들이 다 함께 만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군에 갔다 오니까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생겼다. 결혼하는 친구네 집에서 집들이 겸 돌잔치 겸 만나다가 언젠가부터는 밖에서 만난다. 남자들은 아무렇 게나 밥 한 끼 나눠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자들은 안 그런가 보다. 음식준비하기가 힘들단다. 여자들을 편하게 해주자며 밖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얘기하다 헤어져야 했다. 전에는 만나서 밤새도록 고스톱도 치고, 바둑도 두고, 얘기도 나눴 는데 남의 영업장에서 만나다 보니까 시간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월이 흘러 이제 60을 넘긴 나이가 되니 대부분의 친구들 부모 님이 돌아가셨고 이제는 아이들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이제 모임 을 갖기 시작한지도 40여 년이 지났다. 이때까지 많은 모임을 만들 어보기도 했고, 모임에 참여해보기도 했지만 중간에 모임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회 비문제로 갈등을 갖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들국화 모임은 그런 적 이 한 번도 없었다.

전에는 친구네 집에서 자기도 했지만 요즈음에는 저마다 차가 있 어 한 두 시간이면 집에 갈 수 있으니까 조금 늦더라도 집으로 돌 아간다. 몇 년 전에 부부 동반으로 대만을 다녀왔던 적이 있다. 오 랜만에 함께 밤늦게까지 시간을 길게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회갑 여행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친구들이나 배우자들 모두가 환영했 다. 경비를 아끼는 것보다는 약간은 품위 있게 다녀오자는 의견이 있었다. 직장을 가진 친구들은 휴가를 내고 가면 되지만 장사하는 친구들은 일주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여행기 간을 장사하는 친구에게 맞추어 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구들 중에 우리 모임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 모임에 들어오려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만 들어올 수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 신규 회원을 받아들인 적이 한 번도 없 다. 처음 시작할 때 함께 했다가 모임에 나오지 않던 친구들을 다시 회원으로 들어오게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사정이 어려운 친구도 있고, 본인이 의사가 없는 친구들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어쨌건 한두 명 회원을 늘이자는데 반대하는 친구들은 없다. 여행을 한 번 가더라도 우리끼리 한 팀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15명은 넘어야 90 원칙을 지켰더니 해결되더라 1부 오늘을 있게 한 어제 91 하니까 한두 명은 추가로 회원을 더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인생 100세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60세가 가까워 오니까 이제 직 장에서도 나가달란다. 들국화 모임 친구들은 크게 성공한 친구는 없지만 서로가 이해해주고 서로가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들 이다. 처음에 10명이 시작했지만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친구가 생 겨 지금은 6명만 만난다. 처음에 시작한 친구들을 다 함께 만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

직장 동료들은 직장에 있을 때는 사회에 나가더라도 잘 지낼 것 같지만 막상 부서만 이동해도 금방 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향친구나 고등학교 친구들은 어떤 이해관계로 만난 것이 아니니 까 언제 만나더라도 서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어쩌다 한동안 연락이 안 되다가 다시 만나더라도 반갑다. 들국화 친구들 은 처음부터 가족이 함께 만났는데 그래서 좋다. 전에는 아이들까 지 같이 만났었는데 아이들이 다 크니까 이제 같이 모임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

정식 모임은 1년에 두세 번 정도 만나는데 경조사 때 만나기도 하 고 동창모임이나 다른 친구들의 경조사에서도 만나다 보니 얼굴은 자주 보게 되는 편이다. 동창회나 다른 모임에 가게 되더라도 앉다 보면 들국화 모임끼리 모여 앉게 된다. 일부러 그러려고 하지 않는 데도 그렇게 된다. 그만큼 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이 들국화 모임을 꽤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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