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결혼 후, 친정아버지께서는 유별나다 하실 만큼 나에게 몸 관리를 당부하셨다. 친정이 있는 서귀포에 들릴 때마다 손수 값비싼 음식을 사 오시며 그렇게 나를 챙기셨다. 아버지는 요즘 구경하기 어렵다는 제주산 흑우를 사 오시거나 자연산 전복을 직접 해녀에게서 구해 오셨다. 나는 멋도 모르고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 마냥 즐거워했다. 그러곤 단순하게시집 보낸 딸이 애틋한가 보다 생각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친정아버지는 언제라도 생길지 모르는 당신의 손자를 위해 나에게 공을 들렸던 것이다.

그런 친정아버지의 정성에 힘입어 나 또한 결혼을 하면 바로 아이가 생기는 줄 알았다. 신혼 초에는 아이가 금방 생겨 신혼을 못 즐기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임신은 쉽게 되지 않았다. 덕분에 남들보다 오래 아이를 준비하며 임신 전부터 태교를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태교는 임신하면서부터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태교는 임신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일을 하던 준비를 잘하면 결과도 좋은 법이다. 임신 준비를 잘 할수록 좋은 부모가 될 자신감이 생긴다. 그뿐만 아니라 뜻하지 않은 임신에 비해 새 생명을 더욱 축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아이를 만드는 임신 전 태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예비 부모의 건강관리이다. 건강한 엄마 아빠에게서 좋은 인자를 가진 생명이 싹튼다. 특히 아빠의 건강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아이를 준비하는 예비 아빠라면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자신의 몸을 가꾸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예비 부모 모두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예비엄마인 경우 운동을 통해 기초 체온을 높여 임신이 잘 되는 몸의 상태를 만들 수 있다.

둘째,‘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라는 말처럼 먹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되도록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인스턴트 음식은 삼가야 좋다. 많은 연구에서 카페인을 과량 섭취했을 때 자연 임신율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각종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 인스턴트 음식도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셋째, 임신 준비 3~6개월 전부터 엽산과 오메가-3을 챙겨 먹자. 엽산은 비타민 B로 꾸준히 섭취하면 태아의 척추나 뇌와 관련된 선천성 기형을 예방할 수 있다. 여기에 나는 오메가- 3을 더 권해 주고 싶다. 여성 호르몬으로 잘 알려져 있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은 일종의 스테로이드호르몬이다. 보통 지방은 이런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즉 좋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해야 호르몬 부족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좋은 지방의 대표가 바로 오메가-3이다. 그러므로 오메가-3은 건강한 임신에 도움이 된다. 특히 오메가-3의 지방산 중 DHA는 태아의 신경세포와 뇌 발달에 중요한 원료가 되기 때문에 임신 전후 먹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신체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정신적 건강관리이다. 그만큼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결국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태교의 기본이 임신 준비기간에도 적용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함으로써 건강한 몸을 만들고, 머리를 가득 채우는 부정적인 생각을 비워 냄으로써 마음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건강한 씨앗이 나온다’는 간단하고 기본적인 원리. 그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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