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검사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내담자들이 많이 털어놓는 고민이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요’ 혹은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어요’ 등을 호소를 한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찾아오는 내담자의 연령대가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다양한 것을 보면 이러한 고민은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내담자들은 상담실에서 다양한 심리검사를 해 보길 원한다. 물론 심리검사라는 객관적인 기준을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성검사나 성격검사 그리고 자신의 대인관계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검사를 통해 어떤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어떤 곳에서 일하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출처:픽사베이

그러나 진정한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검사뿐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한 고민’의 과정이다. 물론 모든 내담자들은 많은 고민 끝에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사실 그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내담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풀리지 않는 복잡한 문제가 있는 경우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 머릿속에 존재하는 복잡하게 엮인 실타래를 푸는데 결정적 실마리가 될 것이다.

필자의 이야기로 예를 들자면, 나는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고민하는 것을 해결하는 과정에 함께하는 것이 좋았다. 박사 학위를 딴 뒤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학생들을 만나서 지식을 나누는 일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여겼기에 강단에 선지 10년이 되도록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는 면이 있었다. 그 뒤 학교를 옮겨 학생상담 분야를 담당하게 될 때에도 역시 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때도 역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출처:픽사베이

그러나 한 내담자에게 “언제가 가장 행복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은 것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강의와 상담 두 길을 두고 고민하면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때 나의 마음을 따라 선택한 길이 지금의 상담사의 길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은 바로 내가 건넨 따뜻한 위로의 말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변화되는 것이었다. 아마 그때 하나의 길을 선택하여 집중하지 못했다면 지금까지도 내가 진정 원하는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이 40세 중반에 선택하게 된 길이었지만, 결코 늦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확신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뿐더러, 더 늦게 깨닫지 않게 된 것이 어딘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게 되면 아무리 힘든 과정이 있어도 진정한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경험으로 확신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역시 그러한 인생을 만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일은 내 자신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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