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성공한 삶을 산 것도 아니고 고위공무원을 지낸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뚜렷한 공적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성공한 사람들이나 인기 있는 사람들이 자서전을 쓰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책을 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글쓰기를 망설였다.

나는 성공한 삶을 산 것도 아니고 고위공무원을 지낸 사람도 아니다. 그렇다고 뚜렷한 공적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이런 사람이 책을 쓴다는 것이 주제넘은 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쓴다면 무슨 소재로 쓸까, 무슨 내용을 담을까, 나의 이야기를 쓰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실명은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글을 쓰면서도 어떤 내용은 글로 남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막상 글을 쓰겠다고 마음을 먹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쓰기 전에는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글로 정리하려니까 생각대로 잘 써지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또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어 주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살아온 삶을 정리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삶이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삶이었고, 성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삶이다. 평범한삶인 것 같지만 결코 평범하지만도 않은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나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동안 나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글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보잘 것 없는 삶에 대한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을 욕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실명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나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주었거나 좋은 인연을 맺었던 분들 중 일부는 실명을 썼다. 그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하려고 했고 그분들은 내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고마운 분들로 이 기회를 빌려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글 중에는 이때까지 그 누구에게 한 번도 이야기 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있으며, 공직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것들 중에 보람을 느꼈던 일, 힘들었던 일, 실패했던 일,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망라해 정리하였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저렇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읽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설사 읽어 주는 사람이 없다고 할지라도 책을 쓰면서 내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으로 족하다.

 

글을 쓰면서 공직생활을 끝내고 쓰면 편할 것 같은 부분도 있었 다. 지금도 공직생활을 하고 있기에 때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털어 놓고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또한 공직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표현할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누가 되는 글을 남기고 싶지 않았고 내가 하기로 했던 목표 중에 하나가 나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써 보자는 것이니 한 번 정리하자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

내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생각이 나는 대로 메모지에 제목만 적어 놓고 시간이 날 때 그 제목을 보고 글을 쓰곤 했는데 어떤 때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메모를 했었는지 도통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을 때도 있었다.

평소에 생각했던 것이나 내가 겪었던 것들을 정리해 보자는 의미로 쉽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책으로 나오면 누구에겐가 읽혀지게 될것이라는 생각에 평소에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이라고 하더라도 조심스러웠다. 누구에게도 상처로 남지 않는 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나와 함께 오랫동안 근무해 왔던 직원들 중에는 글을 읽으면 이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알 수도 있는 내용도 있을 수 있다. 그분들에 게는 미안하다는 말씀드리며 글을 쓰며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전혀 악의가 없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와 인연을 맺었던 분들, 나에게 생활철학을 갖게 했던 분들이 있었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살아올 수 있었고 알게 모르게 도와주고 힘을 주셨던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나는 성격으로 인하여 독일병정이라는 말을 수없이 많이 들어왔 다. 원칙을 지키겠다는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 간혹 나와 인연을 맺었던 분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내면서 이러한 나의 성격으로 힘들었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보잘 것 없는 인생이지만 내게는 소중한 삶이었고 내 나름대로는 부끄럼 없이 살아가려고 했던 삶이다.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두 딸, 선후배님들께 고맙 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상기글은 청백봉사상을 수상한 김운영작가의 저서 '원칙을 지켰더니 해결되더라'를 저자의 동의를 얻어 우리사회에 청렴의 문화를 확산하고자 연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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