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만 얹어가? vs 노력이 없으면 학점도 없다!!

 

▲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됨과 동시에 대학 내 ‘이런 상담주제 꼭 있다’ 베스트를 뽑는다면 ‘팀 프로젝트’ 관련 내용이 3위 안에 든다. 표면적으로 그 문제가 아니라도 학교적응 혹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면 팀프로젝트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이 연결되어 나온다.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됨과 동시에 대학 내 ‘이런 상담주제 꼭 있다’ 베스트를 뽑는다면 ‘팀 프로젝트’ 관련 내용이 3위 안에 든다. 표면적으로 그 문제가 아니라도 학교적응 혹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면 팀프로젝트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이 연결되어 나온다. 물론 그 내용은 학생들의 학년, 성격, 성적 등 변인과 관련되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1. 하고 싶지 않지만 과제니까

직장생활에서는 대부분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현실, 이를 반영하여 대학에서도 팀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 과목이 많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팀 프로젝트 과제수행 중 얻게 된 부정적인 경험, 즉 대인관계 문제, 책임에 대한 문제, 팀원들 간의 불화 등을 경험하면서 과제를 혼자 하면 점수를 더 잘 받을 수 있는데 ‘굳이 왜 교수님들은 팀을 구성해서 과제를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여길 법하다.

2. 팀프로젝트 수행자의 성격

 

학생들의 성격에 따라, 예를 들면 MBTI 성격유형의 선호지표에 따라 각각 다른 이유로 과제수행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내향형이라면 과제 수행을 위해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모이는 일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기 쉽다. 반면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외향형의 경우에는 먼저 다가가서 과제 수행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그 사람이 팀장 등 끝까지 과제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감정형의 경우에는 우선 관계가 형성되고 과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고형의 학생들은 모임의 목적인 과제 해결에 집중해서 이야기하다보면 결국 이 학생들이 과제를 맡아서 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3. 숟가락만 얹어가? vs 노력이 없으면 학점도 없다!!

 

‘숟가락만 얹어간다’는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TV광고에 나온 것처럼 ‘취업준비 때문에 바쁘다는 선배가 후배들만 믿는다.’고 말하는 경우이다. 반면 ‘노력 없이 학점을 얻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은 늘 성실하게 과제에 임하는 학생들의 입장이다. 팀 내에서 이런 두 입장이 공존한다면 팀프로젝트는 불편하게 수행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선후배라는 서열 관계에 있는 경우나, 그렇지 않더라도 구성원들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큰 경우 이 문제로 인한 어려움과 불공평이 있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4. 좋은 친구 vs 좋은 학점

 

많은 학생들은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도 팀을 구성하는 방안에 있어 출석부 순서대로, 혹은 학과별, 그날 앉은 자리대로 구성해 달라는 등 다양한 요청을 받게 된다. 강의실과 상담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경험담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함께 수업을 듣는 동기들과 팀을 구성하면서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인가 vs 학점을 잘 받을 것인가’, 혹은 친구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 ‘다른 팀 vs 참아가면서 같은 팀’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정리한다.

5. 이기심과 부족한 책임의식

 

팀 프로젝트 수행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현실에서는 그 부담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부과되지 못한다. 학생들은 과제수행을 위해서 모두 만나는 시간을 정하는 게 너무 어렵고, 겨우 시간이 정해지면 만나는 이런저런 핑계로 참석하지 않는 팀원들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한다. 자신의 시간만 소중히 여기는 이기심, 타인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기고 팀원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부족한 책임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로 팀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그러나 어차피 팀 프로젝트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 잘할 수 있는 요령을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 상담 혹은 수업에서 만났던 학생들과 함께 생각해 본 해결책들은 다음과 같다.

1. 생각 바꾸기

 

부정적인 생각은 마음을 무겁게 하고 에너지를 다운시키며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게 하고, 그런 생각은 과제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을 방해한다. 물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한 실천방법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과 같이 기록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부정적인 감정, 생각, 결과 말고, 이것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결과는 무엇일까?”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같이하면 좋을까?

2. 타인의 장점 활용하기

 

같은 유전자를 갖고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조차도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하는데, 세상에 나와 마음이 꼭 같은 사람은 있을 수 없다. 타인의 다른 점을 불편함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나의 부족한 점,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으로 활용하여 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팀에서 역할분담을 할 때 각자 잘할 수 있는 것, 부족한 점에 대해 본인이 먼저 책임감을 갖고 이야기한다면 역할 분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난 날 어색한 분위기를 깰 수 있는(외향형) 성격을 가진 이들은 이런 능력을 활용해 팀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사고형의 팀원들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을, 관계형의 팀원들은 참여하지 않는 팀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면, 각자의 장점을 활용해 팀 프로젝트를 한층 수월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3. 한번쯤은 표현해보자, 건강한 의사소통 방법으로

 

학생들은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부딪치는 갈등으로 불편함을 느끼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팀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라며 한 학기를 보낸다. 그러나 프로젝트 자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나 그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나 우리의 어려움을 잘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불편한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이미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의 마음은 준비되어 있는 셈이고, 거기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써 ’I-message 기법’을 추천한다. ‘나의 입장(I-position) 기법’이라고도 하는데,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지적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표현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됨과 동시에 대학 내 ‘이런 상담주제 꼭 있다’ 베스트를 뽑는다면 ‘팀 프로젝트’ 관련 내용이 3위 안에 든다. 표면적으로 그 문제가 아니라도 학교적응 혹은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면 팀프로젝트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어려움이 연결되어 나온다.

예를 들어 “너는 왜 약속한 시간에 과제를 보내지 않았니?”보다는 “네가 정리한 걸 조금 더 일찍 받았더라면, 나는 시간에 쫓겨서 불안해 하지 않았을 거 같아. 또 나한테 발표 준비를 위한 시간이 더 있었다면, 지금 발표했던 것보다 더 잘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상대방의 문제되는 행동이나 상황, 상대방의 말과 행동이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그로 인해 생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한 뒤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상황을 이야기할 때 비난하거나 평가하거나 비교하는 단어는 쓰지 않아야 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지나친 강조를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I-message기법이 처음부터 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연습하면 익숙해질 수 있다.

어차피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수 없다면 잘할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해보는 것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어차피 한 팀으로 만난 이들이라면 모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고, 불가피한 갈등 상황은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고 내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물론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는 게 쉽지 않기에 인생을 바꾸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일부터 생각을 바꾸어 내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고, 행동을 바꾸어 내 몸이 편안해 질 수 있다면, 인생이라는 거창한 범주가 아니더라도 조금은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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