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수가 쪼개지고, 또 쪼개졌습니다. 지난 1월 '바른 정당'이 창당되면서 헌정 사상 최초의 보수 분열의 역사가 시작됐는데요, 이후 새누리당은 당명을 버리고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달리했습니다. 그런데, 사라진 '새누리당'이 다시 부활했습니다.

한국당과 갈라서 독자노선을 걷게 될 '새누리당' 의 부활을 견인한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태극기 집회’를 열던 친박 단체들이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그 이름을 버린 지 두 달 만입니다. 지난 5일 오후 2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 단체들이 주축이 된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태극기애국신당’을 표방하는 새누리당의 창당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정광택 대표와, 같은 단체 공동대표인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당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박사모‘ 회장인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이 당 사무총장을 맡았습니다.앞서 친박 단체들은 이미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확보하기 위해 창준위를 결성하고, 지난 2월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직후였습니다.

이날 새누리당 창당대회에서 권 공동대표는 "말도 안 되는 탄핵 정국을 맞아 우리는 의병이 된 심정으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 나와 헌법수호를 외치며 통곡했다"며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한 첫발을 딛게 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사무총장은 "차가운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한다. 우리가 힘이 약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 정당의 당수로 모실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대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현재, 정통 보수 정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과 친박단체가 부활시킨 새누리당을 두고 소위 '태극기 표심'은 분열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새누리당 대권후보 선정과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겸 공동대표회의를 소집하겠다"고 10일 밝혔는데요, 이날 정당 등록증을 받고 11일 대통령 후보를 위한 국민경선을 완료,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는 별개의 정당을 창당한 만큼, 새누리당은 자당의 공식 후보를 지지할 것이란 입장입니다. 다시 말하면, 보수정권 창출을 위해 특정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은 고려하지 않고 있단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정당은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이익을 수렴해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합니다. 점차 복잡해지는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정당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고, 정당이 분리된다해서 무턱대고 비난할 이유도 없습니다. 하지만, 곱씹어 볼 부분은 있습니다. 지금 쪼개지고, 갈라지고 있는 보수 정당의 균열축은 무엇인가? 

정책과 이념이 아닙니다. 박근혜 라는 한 인물과 얼마나 거리감이 있느냐. 친박과 비박, 친박에서도 끝까지 충성할 것이냐 그렇지 않느냐, 이것이 현재 한국 보수주의의 현재라는 점은, 보수와 진보가 민주 정치를 이끌어가는 양 날개라는 점에서 볼 때, 크게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상 심층취재파일의 유창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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