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태극기 집회’를 열던 친박 단체들이 ‘새누리당’ 창당을 선언했다. 자유한국당이 그 이름을 버린 지 두 달 만의 부활이다.

5일 오후 2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이 주축이 된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태극기애국신당’을 표방하는 새누리당의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 정광택 대표와 같은 단체 공동대표인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당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박사모‘ 회장인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이 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앞서 친박 단체들은 이미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확보하기 위해 창준위를 결성하고, 지난 2월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직후였다.

이날 새누리당 창당대회에서 권 공동대표는 "말도 안 되는 탄핵 정국을 맞아 우리는 의병이 된 심정으로 태극기를 들고 거리에 나와 헌법수호를 외치며 통곡했다"며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한 첫발을 딛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은 "차가운 구치소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생각한다. 우리가 힘이 약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 정당의 당수로 모실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친박계인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이 유일하게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우파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제가 속한 정당이 우리 애국 세력을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한국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 배신했던 배신자 세력과 합치겠다는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라며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에 대해 일갈했다.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던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축전을 통해 "한국당과 새누리당은 같은 뿌리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경쟁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이를 다 포용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다만 김 의원은 대회에 앞서 페이스북 글을 통해 "한국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기 때문에 새누리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거나 그 후보를 지지할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은 '박사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달 6일 오후 6시까지 대통령 후보를 공모한다고도 공지했다. 대선후보 경선에는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강령과 당헌의 채택 등 소정 절차를 거친 이후 정식 정당으로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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