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영어권을 아우르며 현대 정치철학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회비판총서' 3부작이 완간되었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은 롤즈로부터 시작된 영어권 정치철학자들의 민주적 정의론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은 <정의론>을 통해 규범적 정치철학의 길을 개척한 존 롤즈부터, 그의 자유주의적 관점을 비판한 매킨타이어, 찰스 테일러, 마이클 샌델, 마이클 왈저 같은 공동체주의 철학자들과, 그와 대조되는 자유지상주의적 관점을 제시한 로버트 노직은 물론, 실용주의자의 태도로 실천적인 정치철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리처드 로티, 기존 정의론의 국민국가적 편향을 비판하며 지구화 시대의 정의론을 제시한 낸시 프레이저에 이르는 8명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한 이들 철학자들은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의 명암을 배경으로 하여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불평등과 사회 정의의 문제에 깊이 천착해왔다. '불평등'이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된 오늘날, 불평등과 사회적 지배를 넘어 정의의 원칙을 묻고 좋은 삶의 조건을 탐구해온 현대 정치철학자들의 작업을 되새겨보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연구모임 사회 비판과 대안 / 사월의책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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